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 10명 중 6명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가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10명 중 3명은 제도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추가적으로 지불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래 진료를 받은 10명 중 8명은 의사의 서비스에 만족했으나 접수·수납, 사생활보호, 감염관리, 낙상관리 등에서는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전국 5천 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1만1천98명을 대상으로 작년 10월 10일부터 11월 3일까지 실시한'2017 의료서비스경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병·의원 이용 접근성, 건강보험 및 의료비 지원, 의료인력 및 시설 등을 포함하는 보건의료제도'에 대해 응답자의 57.4%는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변화의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는 계층은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63.6%)와 40대(60.9%)였다.
'의료비 부담 경감, 보장성 확대 등 보건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28.1%는 그렇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대답은 28.8%, 그렇지 않다는 42.8%, 모르겠다는 0.3%였다. 추가 부담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은 연령층은 30대(31.9%)와 40대(28.8%)였고, 60세 이상(25.7%)에서 가장 적었다.
지난해 1월부터 조사 시점까지 병의원, 한방 병의원, 치과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외래 진료(67.9%)를 받았거나 입원(5.6%)을 경험한 비율은 68.6%였다. 외래 진료를 받은 응답자의 83.2%는 의사의 서비스에 만족했고, 86.6%는 간호사의 서비스에 만족했다. 세부 문항 중 '의사가 예의 있고 정중하게 대해주었다'라는 응답은 89.1%, '의사와의 대화가 충분했다' 81.1%, '의사가 본인의 의견을 잘 반영하여 진료했다' 83.3%, '의사의 진료(치료) 결과에 만족스럽다' 87.4% 등이었다.
외래 진료를 받은 의료기관이 '청결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90.8%인 반면, 접수, 수납 등 행정부서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는 73.5%로 낮게 나타났다.
사생활이 잘 보호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도 74.2%에 그쳤다. 본인 또는 다른 환자의 질병명 등 사적 정보가 예기치 않게 공개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의료기관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복지부는 지적했다.
외래 진료에서 '약에 대한 부작용'을 경험한 비율은 7.7%,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경우는 7.0%로 나타났다.
입원환자의 경우, 본인이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환자의 낙상을 목격한 경우가 3.9%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병원을 찾은 사람들을 연령별로 구분해보면 60세 이상은 10명 중 9명(90.7%)이 외래 진료를 받았다. 30대의 병원 방문율은 56.6%, 40대는 65.1%, 50대는 74.8%로 나이가 많을수록 의료서비스 이용률이 높았다.
외래 진료의 경우 응답자의 90.9%가 희망하는 날짜에 진료를 받았고, 진료를 위해 기다린 기간은 평균 1.4일이었다.
진료 당일 병원에서 대기한 시간은 접수 후 평균 20.8분으로, 병원(평균 26.4분)이 의원(평균 18.9분)보다 7분 이상 대기시간이 길었다.
대기시간 10분 이내까지는 환자의 70% 이상이 긍정적으로 느끼지만, 10분을 초과하는 순간부터는 '대기시간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입원의 경우 응답자의 68.8%는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입원했고, 예약 후 대기기간은 평균 3.1일로 읍·면지역(4.3일)이 동지역(2.7일) 보다 하루 이상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만성질환으로 병원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은 23.0%였다. 주요 질병은 고혈압 13.7%, 당뇨병 6.1%, 관절병증 4.8% 등이었다.
의료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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