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 채용비리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채용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3년 동안 수십 명을 합격시킨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하나은행 역시, 명문대 출신 지원자를 뽑기 위해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성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어제(2일)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합격자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 인터뷰 : 구자현 /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
-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총 37명에 대하여 불합격 대상임을 보고받고도 합격시키라고…. 이 중 31명이 최종합격하였습니다."
3년 동안 부정 합격한 31명은 모두 국가정보원과 금융감독원 등 고위공직자의 자녀이거나, 내부 임원진의 자녀였습니다.
불합격자를 합격자로 바꾸는 방법은 대담했습니다.
인사 실무자들은 이 전 행장의 지시에 따라 청탁 지원자들의 인사 서류에 합격을 의미하는 점을 찍어 합격 처리했습니다.
또한, 청탁 지원자가 서류나 1차 면접에서 떨어지면 이 전 행장에 보고했고, 이 전 행장은 이들을 다시 합격 처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에 합격권에 있던 일부 지원자들은 불합격 처리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나은행 역시, 2016년 공개채용에서 서울대 등 이른바 SKY 대학 출신 지원자의 면접 점수를 임의로 올려 7명을 최종 합격시켰습니다.
반면 합격권의 다른 비명문대 출신 지원자들에 대해선 일괄적으로 점수를 깎아 결국 불합격처리됐습니다.
하나은행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 등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정황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MBN뉴스 임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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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