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대학가로 확산하면서 개강을 맞은 대학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3월에는 신입생 오티를 비롯해 술자리가 잦은 만큼 대학과 학생들 모두 혹시 모를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2일 대학들에 따르면 이화여대 신문인 이대학보는 성 관련 피해를 당한 학생들에게 미투 제보를 받아 다음 주 지면에 익명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이대학보는 "여성이 목소리를 내기에는 부족하던 이 사회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며 "균열을 더 큰 변화로 이끌어내고자 경험을 모으려 한다. 같은 피해자에게는 큰 용기와 위로가, 가해자에게는 엄중한 경고와 위협이 될 것"이라고 참여를 독려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는 얼마 전 '성폭력 사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불가피한 신체 접촉이 요구되는 게임은 지양하자', '뒤풀이에서 술을 마시거나 두 사람만 따로 나가는 것은 가급적 자제시키자', '술 취한 학우들이 있는 공간은 각 방별로 담당자를 세워 지키도록 하자' 등의 내용이 담겨 학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신입생들이 선배들의 권유를 거절하지 못하고 과음할 경우 성희롱·성추행 등 사건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음주사고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대학들도 있다. 동국대는 신학기 건강한 음주문화를 만들고자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인권팔찌'를 올해도 배부한다. 인권팔찌는 술을 마시고 싶지 않거나 거부 의사를 밝힐 때 착용한다.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는 '장기자랑 강요 프리(FREE) 선언'을 진행한다. 신입생·재학생 구분 없이 자율적으로 장기자랑 신청을 받고 학번과 나이를 기준으로 장기자랑을 할당해온 관행을 없앨 방침이다. 억지로 강요된 장기자랑을 거부함으로써 신입생과 재학생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갑질과 이에 따른 성희롱·성추행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앞서 '바람직한 새내기 새로 배움터를 위한 성균인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학번·나이·성별·종교·지역 등과 관계없이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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