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여자아이는 분홍색, 남자아이는 하늘색을 입힌다는 건 누가 언제부터 정해놓은 걸까요?
남자와 여자의 역할과 이미지는 바뀌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우린 왜 그게 그렇게 낯설고 대단하기까지 한 걸까요.
이유는 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를 보면, 여성은 앞치마를 두른 채 청소나 요리를 하고 남성은 정장을 입고 직장생활을 하는 삽화들이 수두룩합니다. 성 역할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데, 애들이 양성평등을 제대로 이해할 리 없겠지요. 심지어 성 역할과 양성평등에 관한 교육도 초등학교 6년을 통틀어 4시간이 전부, 중·고등학교는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피해자가 직접 나와 성폭력 사실을 폭로해도 '기억나질 않는다'·'강압은 없었고 합의된 성관계였다'는 변명부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겁박까지 하는 상황이 생기는 거겠지요. 한술 더 떠 '한순간의 실수다'·'꽃뱀에게 당했다'·'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다'며 가해자를 설득하고, 경찰 조사 대응 방법까지 알려주는 일명 '성범죄 전문 변호사들'까지 판을 치고 있습니다.
1988년부터 모든 교육과정에 양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한 스웨덴은 유치원 교육부터 남녀 간 놀이를 구분하지 않고, 고등학교에선 페미니스트 교과서를 채택하는 등 어릴 때부터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고 있습니다. 덕분에 고용과 육아·출산문제도 해결해 선진 복지국가가 됐죠.
우리나라 성평등지수는 전체 144개국 중 118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에티오피아(115위)보다도 낮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건 생물학적인 것일 뿐, 그 역할도 지위도 아니란 것.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나도 당했다'는 미투 열풍이 반짝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성범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