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가천대에서도 피해 학생의 '미투고발'로 교수 1명이 직위해제 됐다.
가천대는 "대학 대나무숲 커뮤니티에 L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고발 글이 올라와 진상 규명을 위해 지난 2일자로 L교수를 직위해제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가천대학교 대나무숲'에는 '가천대 Y학과 무용과 출신 전임 교수를 고발합니다'로 시작하는 글이 올라왔다.
피해 여학생은 "2년 전 학교에서 연습하고 있던 저를 불러냈던 그날을 생생히 기억한다"면서 L교수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고발 글에 따르면 L교수는 피해 여학생을 대학 정문으로 불러내 차에 태운 뒤 남한산성으로 데려갔다.
여학생은 "평소 젠틀한 말투와 무용계에서 뛰어난 가르침으로 그 당시 학생들에게 신임을 얻었던 교수님이어서 저는 의심없이 따라갔다"고 했다.
하지만 L교수는 남한산성 중턱쯤 도착해 차에서 내린 뒤 돌변했다. 고발 글에 따르면 L교수는 길을 걷던 여학생의 손깍지를 끼고는 사람이 없는 으슥한 산길로 데려가 키스를 했다.
너무 놀라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는 학생의 몸을 더듬던 L 교수는 학생의 손을 자신의 속옷안으로 집어넣었다.
피해 여학생은 "너무 놀라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거절할 생각조차 못할 만큼 놀란 상태였다"고 괴로워했다.
이후에도 L교수는 피해 학생을 상대로 추행을 반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학생은 "이후에도 교수님은 저에게 해서는 안될 짓을 했지만 그 이야기까지 하긴 아직 두렵습니다"라고 고발했다.
배우 지망생이란 피해 여학생은 "교수님이란 존재가 크고 무서워서, 또 꿈을 향해 달려가는 배우 지망생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부모님이 아실까봐 너무 두려워서 지금까지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다"면서 "이런 일들을 저지르는 교수가 아무렇지도 않게 수업을 하고 여러 여학생들에게 연락을 해서 실제로 저와 비슷한 일들을 저지르고 여러 학생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특히 피해 여학생은 "미투(Me Too) 운동이 일어나자 제가 말할까봐 두려웠는지 저에게 공연기회를 주겠다고 했고 저는 이런 일을 입막음 하는데 제 소중한 꿈을 이용하려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어리고 많이 두려워 이렇게 익명으로 글을 올리지만 저 같은 피해자들이 더 이상 뒤에 숨어있는 것을 원하지 않기에 이 글을 올린다"면서 "L교수님, 저 말고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이제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라는 꿈을 위해 간절히 우리 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을 더이상 더럽히지 말아주세요. 나는 당신이 우리 학교에 없었으면 좋겠습니다"고 적으며 글을 마무리했다.
성남여성연대 등 경기도 성남지역 여성단체는 9일 오전 가천대 앞에서 진상규명과
가천대 관계자는 "진장조사를 위한 특별감사위원회를 구성했고 9일 해당 교수를 직접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교수가 제자를 상대로 한 중대한 문제인 만큼 피해사실이 확인되면 그에 합당한 징계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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