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못 받아 억울하다며 흥인지문에 불을 지르려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10년 전 숭례문에 이어 또다시 소중한 문화재를 잃을 뻔했습니다.
권용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희뿌옇게 그을린 담벼락 아래 까맣게 탄 잿더미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오늘(9일) 새벽 1시 50분쯤, 40대 남성 장 모 씨가 '보물 1호' 흥인지문에 몰래 들어가 불을 질렀습니다.
▶ 스탠딩 : 권용범 / 기자
- "장 씨는 경계가 취약한 틈을 노려 담벼락을 타고 넘어가 미리 준비한 종이상자들을 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경비원에 의해 불은 그을음만 남기고 모두 꺼졌지만, 하마터면 소중한 문화재를 또다시 잃을 뻔했습니다.
▶ 인터뷰 : 흥인지문 경비원
- "우리가 연기 감지하고 들어가서 소화기로 (불을 끄고) 경찰관이 올라와서 바로 용의자를 제압을…."
범행 동기 역시 지난 2008년 숭례문 방화 때와 같은 개인적 이유였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장 씨는 '교통사고 보험금을 받지 못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박근종 / 서울 종로소방서장
- "(교통사고 관련자를) 불러주지 않는 한은 여기서 가지 않겠다고 완강히 저항한 걸로…."
경찰은 장씨를 방화 미수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N 뉴스 권용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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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