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여성 A씨는 지난 2016년 말 김흥국 씨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죠.
첫 번째는 목동에서 만나 김 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도착한 교외의 한 식당이었습니다.
A씨는 강요에 못 이겨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었고, 깨어났더니 알몸 상태로 김 씨와 누워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두 번째는 이로부터 몇 주 후입니다.
A씨는 알고 지내면 좋은 분들과 있다며김 씨가 서울시내 호텔 룸으로 A씨를 불렀다고 합니다.
자리가 파하고 A씨가 집으로 가려 하자 김 씨가 손목을 잡아끌었고, 두 번째 성폭행이 있었다는 게 A씨의 주장입니다.
김 씨는 어제 소속사를 통해 성관계도 없었다고 밝혔는데, 보도자료에서는 호텔에서의 일만 해명했고, 피해자가 주장하는 첫 번째 성폭행은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피해자가 종사했던 직종을 폄하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조경진, 김 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피해 여성 A씨는 김흥국 씨에게 수차례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 인터뷰 : 김흥국 씨
- "아이, 그런 이야기를 자꾸 하시면 안 되는데…. 아이. (제가요?) 아니, 아니, 아니, 나한테도…."
김 씨는 "성인들끼리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며 A씨를 설득했습니다.
▶ 인터뷰 : 김흥국 씨
- "술을 한 잔 같이 먹었고, 진짜 좋은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 만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친하게 가깝게 된 건데…그걸 자꾸 우리 관계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MBN 보도가 나간 뒤 김 씨는 피해 여성이 "돈을 요구했다", "의도를 갖고 접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이른바 꽃뱀 취급을 당하게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김흥국 씨 측은 A씨가 주장하는 첫 성폭행 자체를 부인합니다.
▶ 인터뷰 : 채다은 / 여성변호사회 이사
- "횟수가 많을수록 가중처벌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행위를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은 거죠."
김흥국 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들어간 여성변호사회는 A씨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nice2088@mbn.co.kr ]
【 기자 】
A씨는 술을 과하게 마셨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 인터뷰 : 피해 여성
- "(김 씨가) 알고 지내면 좋을 사람들이라고 해서 방으로 간 거죠. 보험이나 그런 이야기나 될 줄 알고 갔는데…." "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보험업계 관계자
- "성추행 같은 것 때문에 힘들어서 퇴직하신 분들도 보긴 봤었고. 제가 아는 것보다는 사례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터질 게 터졌다고 생각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보험설계사의 업무 특성상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류혜진 / 한국여성인권진흥원
- "보험설계사 직종 자체가 여성비율이 76%에 이릅니다. 성별 권력관계와 고객과 판매자라는 갑을 관계가 함께 작동하면서 성폭력 사건들이 발생하게 되는 것…."
보험설계사는 자영업자 신분이기 때문에 남녀고용평등법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오세중 / 보험설계사노조위원장
- "보험설계사들은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에 (성희롱 예방) 교육 등을 접할 기회가 없어요. 의무적으로 교육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험설계사들의 근무 환경 제고와 일반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현입니다.[hk0509@mbn.co.kr]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