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없는 주식·선물 거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투자자들을 속인 후 수백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선물 거래의 경우 이익과 손실의 합이 0인 제로섬(zero-sum) 게임이지만 이들은 존재하지 않는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10%의 안정적 수익금을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A 투자회사 대표 이 모씨(41) 등 16명을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이 중 이 씨등 4명을 구속, 11명은 불구속 입건했으며 달아난 공범 1명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증권사 출신인 이 씨는 일당과 짜고 투자자 992명으로부터 약 317억원을 끌어모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7개월 간 서울 여의도와 강남 등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2개월 뒤 원금+수익금(8~10%)를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일당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안 모씨(40)가 운영하는 B 투자금융이 지급보증한다는 증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B 투자금융은 지급여력이 전혀 없는 부도 직전의 등록되지 않은 회사로 드러났다. 자체 개발 프로그램도 존재하지 않았다.
가로챈 투자금 일부를 주식과 선물 거래에 투자한 이 씨 등은 손해만 본 것으로
경찰은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 반드시 금감원 등에 인허가가 난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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