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희망하는 서울 모든 공립초등학교에 원어민 교사가 배치된다. 또 사교육에서 검증된 영어학습교구와 콘텐츠를 교육청 수준에서 사들여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초등학교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정책 이후 늘어나는 영어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 영어교육 강화로 해결하겠다는 취지이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일 서울시교육청은 학생간·지역간 영어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학생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 영어 공교육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교육청 계획에 따르면 우선 초등학교 영어보조교사를 내년부터 100명 더 늘려 희망하는 모든 공립초에 배치한다. 또 내년부터 모든 공립초에 영어 교구·프로그램 구입비 1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초등 4~6학년 학생들이 최소 한번 가평영어교육원이나 수유영어마을 등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하도록 해 '영어 친숙도'를 높여줄 방침이다.
특히 교구·프로그램의 경우 EBS나 민간업체가 만든 영어학습콘텐츠를 학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교육청의 이같은 계획이 공교육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교육의 교구·콘텐츠 도입이나 원어민 교사의 배치 조치가 결국 공교육에선 우수한 영어 교육을 못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같은 지적에 "이번 조치는 사교육에 의존한다기보다는 공교육이 사교육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교육 입장에서 새로운 정보의 빠른 업데이트가 쉽지 않은 만큼 사교육에서 검증된 것을 찾아서 공교육 버전으로 만들어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육청의 방침이 아이들의 영어 능력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교육청 발표 직수 한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아예 영어 과목 시수를 확 늘리고 전담 원어민 교사를 배치해야 한다"며 "기존 영어 교사도 전부 연수를 시키든지 해야 아이를 믿고 맡기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이밖에도 "차라리 영어를 초등 1학년 때부터 정규과목으로 넣든지 해야한다", "유치원까지는 영어공부를 하다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영어를 손놓기가 쉬운게 아닌데 방과후 영어 수업을 괜히 없애서 이런 방안을 세우는지 이해가 안된다" 등 반응을 내놨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에 대해 "당초 교육부가 유치원·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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