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에서 이겨도 못 받아"…양육비, 강제 방법 없나

【 앵커멘트 】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 보려고 친부를 상대로 양육비 소송을 벌이는 미혼모들도 있는데요.
그런데 소송에서 이겨도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배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미혼모 강 모 씨는 아이 친부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면서 5년 동안 혼자 아이를 키웠습니다.

기초생활수급비 70만 원으로는 아이를 키울 수 없어 강 씨는 아이 친부에게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해 2년 만에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통장에 돈이 없어서 지급이 안 된다'는 말뿐이었습니다.

▶ 인터뷰 : 강 모 씨 / 미혼모
- "돈을 줄 능력은 있는 것 같아요. 있는데 어디에 재산을 빼돌렸는지…. 저는 좀 억울하죠. 저 혼자 힘들게 애를 키우고 있는데."

법원의 양육비 지급 명령을 따르지 않아도 200~300만 원의 과태료를 내면 그만이고, 구치소 수감 등의 추가 조치를 취하려면 또 소송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배짱으로 버티는 겁니다.

특히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재산 정보를 조회할 수 없어 재산을 숨기고 돈이 없다고 우겨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양육비 지급 이행률은 32%, 특히 미혼 한부모의 경우 5.7%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처럼 양육비 체납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이현곤 / 변호사
- "국가는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더 많은 강제 수단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양육비를 청구해서 받는 것보다 훨씬 쉽게 받을 수…."

미혼모들의 딱한 사정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이들이 벌써 21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 wook21@mbn.co.kr ]

영상취재 : 안석준, 한영광,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