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이 씨는 여성의 신체 부위를 만진 것에 대해 "성추행이 아니라 연기 지도"라고 주장하면서 법정 공방을 예고했습니다.
김은미 기자입니다.
【 기자 】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이었지만 이윤택 씨는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습니다.
이 씨는 연희단거리패의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지난 2010년부터 여성 배우 8명을 23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판에서이 씨측 변호인은 "여성의 은밀한 신체 부위를 만진 것은 단전에 힘이 들어가고 복식호흡을 하도록 가르치는 독특한 지도 방법의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유사강간에 따른 우울증을 호소하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피해 장소가 명확지 않고 가해 이전부터 그런 증상을 호소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성추행 논란이 불거질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과는 상반된 태도입니다.
▶ 인터뷰 : 이윤택 / 연극연출가 (지난 2월)
- "나쁜 죄인지도 모르고 저질렀을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죄의식을 가지면서도 제 더러운 욕망을 억제하지 못해서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씨측 변호인은 공소장에 피해자들이 가명으로 적혀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인민재판식의 여론몰이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에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5월 마지막 주부터 정식 재판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김은미입니다.
영상취재: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