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정부, 에어앰뷸런스 지원…주치의 한국까지 동행하고 항공기에 산소장비 반입
아내 시신, 같은 항공편으로 운구…"터키정부·한국공관·한인회 도움 감사"
터키 남서부 안탈리아에서 부부동반 여행 중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자신도 크게 다친 한국인이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0일, 한인 소식통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인해 중상을 입은 67살 김모 씨가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이송됐습니다.
이 비행기에는 사고로 숨진 아내의 시신도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김 씨는 어제(9일) 저녁 안탈리아의 병원에서 환자 수송기 '에어앰뷸런스'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앞서 터키 의료진은 김 씨의 부상 상태를 볼 때 터키에서 당분간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목을 다쳐 비행기 좌석에 앉은 채로 장시간 여행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그러나 숨진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할 길이 없어 막막해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터키정부가 나섰습니다.
터키 보건부는 안탈리아부터 이스탄불까지 김 씨를 이송할 에어앰뷸런스를 제공했습니다.
헬기 이송도 검토했으나 날씨가 좋지 않고 중간에 한차례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비행기를 택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김 씨를 치료한 주치의도 한국까지 동행하도록 지원하고, 항공기에 의료용 산소장비도 반입할 수 있도록 항공사와 협의했습니다.
환자는 오늘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앰뷸런스로 부산까지 이동할 계획입니다.
함께 사고를 당한 일행 3명은 앞서 7일 귀국했습니다. 아내 3명의 시신도 같은 날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터키 중앙정부와 안탈리아주정부는 사고 수습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빈 방한을 마치고 귀국하는 기내에서 소식을 접한 후 사고를 당한 한국인 일행을 최대한으로 지원하라고 내무부와 보건부 장관에게 지시했습니다.
주(駐)앙카라 한국대사관과 주(駐)이스탄불 한국총영사관은 현장에 인력을 급파해 영사 조력에 나섰고, 한인회도 안탈리아에 머무르며 환자와 가족을 도왔습니다.
김 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어제 다리 운동을 제법 하실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면서 "터키정부와 병원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보살핌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공관과 한인회의 도움에도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앞서 이달 3일 손모 씨 등 60∼70대 한국인 관광객 부부 네쌍이 탄 스타렉스 차종 렌터카가 안탈리아주 케메르의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반대편에서 오던 터키인 자동차에 차체 뒷부분을 들이받히는 사고가 발생, 뒷좌석에 앉아 있던 아내 네 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