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경찰서는 11일 이른바 '물뿌리기 갑질' 파문을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5)를 업무 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매실 음료를 뿌리고 폭언과 고성으로 회의를 중단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 4일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조 전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검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폭행 혐의에 대한 공소 제기가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다만 업무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조 전 전무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유리컵을 던졌다는 의혹(특수폭행)도 받았지만 경찰은 혐의 입증이 어렵다고 봤다.
조 전 전무의 어머니이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역시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조만간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이사장의 폭언과 폭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9일 "추가 피해자를 최대한 확인 중"이라며 "이 이사장을 곧 소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수대는 이날 이 이사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취했다.
이 이사장은 2014년 5월께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퍼부으면서 손찌검을 하고, 설계도면을 바닥에 내팽개치며 공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 운전기사,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등에게 욕설을 하거나 손찌검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피해자 중 일부는 이 이사장의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과 범법 행위에 분노한 대한항공 직원들은 두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나섰다. 대한한공 갑질·비리 공개채팅방에서 모인 직원연대는 12일 오후 7시 30분께 한진그룹 총수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2차 촛불집회는 지난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차 집회 때보다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주말이라 전국에 있는 대한항공 직원은 물론 계열사 직원과 가족, 일반 시민들이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의 또다른 계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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