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중간에 있는 사찰을 통과하려면 돈을 내라.
등산객과 사찰 사이에 갈등이 한두 해 일은 아닌데, 설상가상 관람료가 10년 새 두 배로 오른 곳이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수려한 산세가 돋보이는 속리산.
성인 한 명당 4천 원을 내야 등산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문화재 관리 명목으로 사찰이 걷는 관람료입니다.
▶ 인터뷰 : 반명환 / 인천 부평구
- "사찰 관람을 안 하고 등산하는 사람들만 있다면 사찰 관람료를 내기에는 비싼 거 아니겠습니까."
등산객들 사이에 소문이 나다보니 진입로무렵에 줄지어 있는 식당가는 관광객이 확 줄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상인
- "(매출이 많이) 떨어졌죠. 관람료가 너무 세다는 거죠."
한 해 4천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계룡산도 마찬가지.
성인 한 명당 3천 원을 내야만 매표소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매표소를 지나면 주요 등산로로 쉽게 갈 수 있지만, 관람료를 내지 않으면 이렇게 산세가 험한 등산로를 이용해야 됩니다."
또 다른 사찰은 현금만 받다 보니 발길을 돌리는 등산객들도 적지 않습니다.
현행법상 문화재 소유자가 시설을 공개하면 관람료를 받을 수 있지만, 일부 문화재는 실물조차 구경하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사찰 관계자
- "국보 같은 것은 잘 관리하기 때문에 초파일 날 밖에 못 봐요"
전국 국립공원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사찰은 25곳, 10년 새 관람료는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급기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무차별 징수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