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버와 배우 지망생이 2년10개월전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러갔다 감금된 후 협박을 받아 강제로 속옷만 입은 채 사진 촬영을 당한 적이 있다고 뒤늦게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성추행과 성희롱이 있었으며 당시 찍힌 사진이 최근 성인사이트에 유포됐다고 호소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유투버 양예원 씨와 배우 지망생 이소윤 씨가 지난 11일 이같은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에 착수했다.
'비글커플'이란 온라인 콘텐츠로 유명세를 탄 양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계정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글과 영상을 게재했다. 양씨는 2015년 7월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위해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의 한 스튜디오를 찾았지만 이 곳에 들어가자마자 소위 '실장님'이라 불리는 남성이 자물쇠를 채워 문을 잠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튜디오에는 20명 정도 돼 보이는 남자들이 모두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며 "실장님이 포르노에 나올 법한 성기가 보이는 속옷을 입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을 거부했으나 실장님이 당시 배우 지망생이었던 나에게 아는 PD와 감독에게 말해 데뷔도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했다"고 토로했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 20명이 넘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보니 몹쓸 짓을 당할까 무서워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촬영 과정에서 성추행과 성희롱도 당했다고 양 씨는 전했다. 그날 이후 촬영을 그만두려 했으나 이미 찍힌 사진이 유포될까 두려워 다섯 차례의 추가 촬영에 응할 수밖에 없다고 울먹였다.
양씨의 고백 영상과 글이 게재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배우 지망생이라고 밝힌 이 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피해를 호소했다. 두 사람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우선 유포된 누드사진 등 기초자료를 확보했다. 경찰 측은 성폭력범죄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같은날 서울 광진경찰서는 동료 여성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를 이용해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서원 씨(21)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여고 기숙사 불법촬영물 유포사건 등 최근 여성들을 대상으로 잇따라 악성범죄가 발생하자 경찰은 집중단속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여성 대상 악성범죄와 피해자 보호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불법촬영·가정폭력·데이트폭력 등에 대한 '집중단속 100일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내달 15일까지 성폭력상담소, 여성단체 등과 함께 민관 실태조사단을 꾸려 대(對)여성악성범죄 사건처리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지자체
[이용건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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