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하늘 속 떠다니는 ‘1급 발암물질’ 초미세먼지!
화창한 5월, 맑은 날씨가 계속 되어도 마음 놓고 환기 한 번 하기 힘든 이유는 바로 공기질!
황사, 스모그,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4종 세트는 돌아가며 공기질을 더럽히고 있다.
이들 중 가장 큰 문제는 ‘초미세먼지’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로, 1㎛는 1mm의 1000분의 1에 해당한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 이하, 초미세먼지는 2.5㎛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머리카락 한 올이 10㎛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작은 먼지인 셈!
2013년, 세계 보건 기구 산하 국제 암 연구소는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호흡 시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깊숙이 침투한다. 초미세먼지가 각종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안구질환과 피부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어, ‘은밀한 살인자’라 불리는 이유다.
미세먼지 엄습 때마다 ‘인기템’ 공기정화식물 ‘틸란드시아’
↑ 공기정화식물 '틸란드시아' / 사진 = MBN |
초미세먼지에 대한 인식과 위험이 증가하면서 그 여파로 ‘공기정화식물’ 판매량이 동기 대비 16% 가량 증가하며, ‘인기템’을 떠오르고 있다. 특히 틸란드시아는 공기 중 수분과 먼지 속에 있는 미립자를 먹고 자라면서 실내 유해물질 농도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반응이 좋다. 공기정화식물로 실내 공기를 정화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효과는, 얼마나 있을까? 실험을 통해 그 답을 찾아봤다.
↑ 틸란드시아 효과 있을까? / 사진 = MBN |
지난 4월 9일, '인기척' 취재진은 9평 남짓한 흑석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공기정화식물이 있을 때와 없을 때로 나눠 1시간 동안 공기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변화 추이를 관찰하기로 한 것이다.
↑ 미세먼지 측정기 PAS(Portable Aerosol Spectrometer: 소형 에어로졸 분광기) / 사진 = MBN |
객관적인 측정을 위해 PAS(Portable Aerosol Spectrometer: 소형 에어로졸 분광기)를 사용했다.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곽경환 교수님이 함께 실험해주셨다.
↑ 실내에서 요리하는 취재진 / 사진 = MBN |
창문을 모두 닫고 밀폐된 방 안에서 초미세먼지를 만들기 위해 식용유를 붓고 삼겹살과 두부를 노릇하게 굽기 시작!!!
25㎍/㎥ 였던 초미세먼지 농도가 갑자기 치솟아오르기 시작하더니, 1000㎍/㎥ 를 넘기 시작했다. (오마이갓!)
요리를 시작하자마자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연기가 피어오르자, 취재진은 화생방처럼 마스크를 쓰고 1시간 동안 공기질의 변화를 관찰했다.
공기정화식물, 초미세먼지에 효과 있을까?
↑ 공기정화식물 '틸란드시아' 유무에 따른 공기질 변화 그래프 / 그래픽 = MBN 온라인뉴스팀 장수영 인턴기자 |
위 그래프를 보면 공기정화식물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감소하는 모습이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
공기정화식물이 없을 때, 1486.2㎍/㎥ 에서를 기록했다가 30분 뒤 884㎍/㎥ 까지 내려왔고 1시간 뒤엔 576.8㎍/㎥ 로 측정됐다. 공기정화식물이 있을 때는 요리 완료 1862.0㎍/㎥ 에서 30분 뒤 1085.1㎍/㎥ , 1시간 뒤 686.0㎍/㎥ 로 측정됐다. (실험시작 시점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일치하지 않기에 감소율이 중요하다!)
공기정화식물 유무에 따른 초미세먼지 감소율 차이는 2%포인트로 나타났다.
공기정화식물이 있을 때 공기의 질이 미세하게 더 좋아지긴 했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공기정화식물 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환기’
↑ 환기의 중요성 / 사진 = MBN |
수치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환기’였다. 공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실내 정화보다 ‘환기’가 핵심이다. 실제로 각각의 실험이 끝나고 창문을 열면, 초미세먼지 수치가 빠르게 내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분 간격으로 평균 10~50㎍/㎥ 정도로 떨어지던 수치가 ‘환기’를 시작하자 마자 200㎍/㎥ 이상 급격히 떨어졌다. 실험 종료 후 수치 576.8㎍/㎥ 에서 환기 시작 16분 후 57.1㎍/㎥ 까지 내려갔다. 20분도 채 안되는 시간이었다. 감소율은 90.1%를 보였다.
미세먼지 심하다고 환기 안 하는 건 ’소탐대실’
1500㎍/㎥ 에 육박하는 초미세먼지 농도!!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35㎍/㎥ 이상이면 ‘나쁨’인 점에 미쳤을 때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이다.
문을 닫고 요리를 했을 때 ‘최악의 공기질’에 노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늘의 대기 상태가 어떻든 환기가 핵심임을 알 수 있다.
다만 문을 활짝 여는 것이 꺼려진다면, 환기 횟수와 시간은 최소화하고 진공청소기 보다는 물걸레 청소를 해야 한다. 이때 공기 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바닥으로 가라앉힌 후 걸레질을 하면 효과적이다.
문을 모두 닫고 있더라도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건축물 틈새로 들어온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물걸레 청소를 자주 하는 게 좋다. 아파트 세대 천장마다 의무적으로 설치된 기계 환기장치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MBN 온라인뉴스팀 송서현, 정아현, 장수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