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의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이 어제(27일) 홍콩 경매에서 85억 300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이는 한국 미술품 중 역대 최고 가격입니다. 이로써 국내 미술품 최고가 상위 10개 가운데 8개가 김환기의 작품으로 채워졌습니다.
김환기의 작품이 이토록 큰 사랑을 받는 데는 그의 아내, 김향안의 헌신적인 내조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김향안은 1916년 서울서 태어나 경성여자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이화여자전문학교 영문과에 진학했습니다. 1936년엔 오빠의 소개로 이상 시인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37년, 이상이 폐결핵으로 숨졌기 때문입니다.
이후 김향안은 1944년에 김환기를 만났습니다. 김환기는 이미 아이가 셋이 있는 이혼한 남자. 김향안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환기와의 결혼을 택했습니다.
김향안의 본명은 변동림입니다. 이름이 바뀐 사연에는 가족들과의 인연을 끊고 김환기와의 결혼을 위해 남편의 성을 따른 김향안의 고집이 담겼기도 합니다.
김향안은 1955년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고, 남편 김환기 역시 함께 파리로 건너갔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미국에 정착해 생활했습니다.
이후 1974년, 김환기가 별세하자 김향안은 유럽과 미국 등 세계에 남편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김향안은 환기재단을 세웠으며, 김환기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한 우규승의 설계로 1992년에는 환기미술관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김향안은 남편의 작품을 알리는 데 힘썼지만, 그 역시 글과 그림을 사랑한 예술가였습니다.
김향안은 1938년에 매일신보를 통해 첫 작품을 발표한 후 수필집 '파리', '우리끼리의 얘기', '카페와 참종이' 등을 썼습니다. 양귀비, 튤립 등 꽃그림과 이국적인 풍경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또 김환기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김환
이상과 김환기, 두 남편뿐만 아니라 본인도 예술인의 삶을 살았던 김향안. 환기미술관의 박미정 관장은 그를 두고 "문화예술계의 뮤즈"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