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거래' 놓고 법원장 35명 긴급회의…후속조치 논의

전국법원장간담회 후속조치 논의…'고발 부작용 우려'에 무게
金 대법원장 "소홀함 없이 의견 수렴"


전국 법원장 35명이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의 법관 사찰과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긴급 간담회를 열고 후속 조치를 논의했습니다.

최완주 서울고법원장 등 전국 법원장 35명은 오늘(7일) 오전 10시 대법원 4층 대회의실에서 '특별조사단 조사결과 관련 현안에 대한 토의'를 주제로 긴급 전국법원장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고 추후 논의결과만 전달받을 예정입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간담회 자리에 참석했지만 인사만 하고 퇴장했습니다.

간담회는 김 대법원장이 이번 의혹 사태에 연루된 법원 안팎의 관련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를 정하겠다는 뜻을 표명하면서 소집됐습니다.

최고참 판사들로 구성된 간담회인 만큼 신중한 의견들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의혹 관련자들에 대해 형사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일선 판사들의 기류와 달리, 이번 의혹이 수사로 이뤄지면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견해가 법원장들의 중론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 법원 차원의 검찰 고발이 이뤄질 경우 수사 과정에서 사법부 독립의 침해가 예상되고, 재판에도 부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지닌 법원장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참 법관인 서울고법의 부장판사들도 지난 5일 판사회의를 열고 사법부가 나서 관여자를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젊은 법관들로 구성된 서울중앙지법 단독·배석판사 판사회의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입니다.

고참급 판사들의 신중론에는 법원 내부구성원 간 갈등이 검찰 수사로 인해 더 커지면 사법 불신 여론도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취지도 반영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양승태 사법부 시절 승진한 고참 법관들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여기는 일반 여론과 동떨어진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장들이 어떤 입장을 내든 후속조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10분쯤 출근하면서 "여러 입장에 따라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모든 의견들이 법원이 처한 현 상황이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해,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이 결론을 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