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렌트카 빌려주고 몰래 찾아가 파손…수리비 청구한 일당 검거

청소년에게 빌려준 렌트카를 몰래 찾아가 고의로 파손한 후 수리비를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7일 서울 금천경찰서는 렌트카 업주 A씨(41)와 직원 B씨(19)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렌트카에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붙여 차량 위치를 확인한 후 몰래 찾아가 사포나 펜치로 손상을 입혔다. 이들은 이후 고객들이 렌트카를 반납할 때 손상 책임을 고객에 떠넘겨 수리비를 받아내는 수법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35회에 걸쳐 2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전연령 렌트카 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사업이 힘들어지자 법적으로 21세 미만은 자기차량손해보험에 가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 B씨와 함께 10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사기를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시 추적을 피하기 위해 승용차에 대포차량 번호판을 달고 이동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손상된 차량 외부는 A씨가 직접 도색하거나 저렴한 복원업체에 의뢰해 수리비 80% 이상을 이윤으로 남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증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수리비를 내줬다. 또 일부 피해자는 수리비가 없어 스마트폰을 담보로 맡기고 차용증을 작성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같은 피해를 당한 청소년들이 보호자에게 알리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수리비를 직접 마련하기 위해 또 다른 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며 "21세 미만 청소년들이 렌트카를 대여할 경우 보호자 동의서를 작성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기소 의견으로 다음주 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양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