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임직원과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등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69)이 이번에는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출입국당국에 출석한다.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11일 오전 10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이 전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9일 밝혔다. 이민특수조사대는 이 전 이사장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이 불법인 사실을 알았는지, 불법 고용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 전 이사장은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국내로 입국시킨 뒤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앞서 지난달 24일 이민특수조사대에 출석해 9시간에 걸쳐 조사받았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허위 초청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입국당국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대한항공 임직원이 10여 년 동안 외국인 20여 명을 국내에 불법 입국시켜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5년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불법고용 규모는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인사전략실, 마닐라지점 직원 약 7명도 불법 고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피의자로 입건됐다.
이 전 이사장은 폭언·폭행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지난 4일 기각된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이 전 이사장을 둘러싼 사정당국의 조사가 다소 주춤했으나 출입국당국 소환을 계기로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이 전 이사장의 폭언·폭행 관련 혐의를 수사해온 서울지방
[박대의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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