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5일)은 UN에서 정한 '노인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예방은 고사하고, 학대를 당하는 어르신들이 학대 사실을 알리는 것조차도 꺼리는 분위기가 큽니다.
왜 그런지, 조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머리가 찢어져 피가 맺히고, 얼굴과 눈 밑에는 멍이 들었습니다.
팔 곳곳과 가슴에는 짙고 커다란 멍 자국이 선명합니다.
학대받는 노인들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전체 노인의 9.8%인 72만 명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신고 건수는 연간 1만여 건에 불과합니다.
가해자의 80%가 가족이고, 90%는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20년 동안 아들에게 학대를 당했던 한 할머니는 신고할 수 없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 인터뷰(☎) : 노인학대 피해자
- "칼이나 연장 같은 것도 다 감춰놔요, 내가.눈이 뒤집혀서 모르더라고요. 힘든데 자식이니까 또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학대받은 노인이 원하면 비공개 특수시설인 쉼터에서 최대 6개월까지 격리돼 생활할 수 있습니다.
쉼터에는 학대 노인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만, 어르신들이 마음을 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 인터뷰 : 이기민 /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장
- "우리나라에 체면문화가 있기 때문에 본인들의 학대 발생을 부인하고 싶어하고 축소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웃의 관심과 신고가 중요하다면서, 이는 참견이 아닌 도움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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