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가 줄을 서지 않고 자리에 앉아서 모바일로 주문할 수 있었던 것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전세계 77개 국가(5월 현재 2만8209개 점포)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선보인 '사이렌오더'라는 스타벅스 모바일 앱 서비스 덕분이다. 이번 회차에서 소개할 직업은 이 서비스를 기획부터 개발까지 한 스타벅스코리아의 시스템기획팀이다.
↑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사용 모습 [사진 = 스타벅스코리아] |
이 팀은 1994년 조선호텔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2010년 7월 스타벅스코리아로 전배한 서경종 팀장이 이끌고 있다. 본래 경영혁신팀에서 스마트혁신팀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의 이름인 '시스템기획팀'으로 안착했다.
"IT기술은 게임회사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기업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혁신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전산실'로 불리며 기업 운영 지원에 그쳤지만 지금은 4차 산업혁명 후 많은 기업들이 IT 분야를 혁신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있죠. 9년 전부터 본격적인 개발 구상에 들어갔으니 스타벅스코리아는 동종업계에 비해 빠르게 IT 혁신에 관심을 가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 스타벅스 서경종 시스템기획팀 팀장 |
서 팀장은 "IT 분야는 매장을 찾는 고객은 물론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파트너(직원), 국내외 경영진까지 고려해야하는 직군"이라며 "론칭한 IT 기술에서 아주 작은 실수라도 발생하면 프로그램상의 오류 뿐만 아니라 파트너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많은 사전 점검 과정이 필수"라고 소개했다.
실제 2014년 5월 론칭한 것으로 알려진 사이렌 오더는 개발 후 3년이나 묵혀있어야만 했다. 2011년 10월 '스마트 오더'로 기획·개발됐지만 회원관리나 포인트 관리, 매장 결제(포스) 시스템과 연동이 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너무 빨리 세상에 나왔던 셈이다.
난관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한국의 정보보안 기준은 물론이고 미국 기준의 정보보안 심사도 거쳐야만 일반에 론칭할 수 있고,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됐다. 그만큼 해당 앱을 사용하는 유저들의 정보보안은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는 설명이다.
"최소한 1년에 3~4차례 이상 다른 나라(스타벅스)의 벤치마킹이 이뤄집니다. 한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세법과 사용자들에 맞춰 현지화를 거쳐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어요. 미국의 스타벅스 본사 역시 항상 한국의 IT와 디지털 혁신에 주목하고 우선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사이렌오더는 물론 화상드라이브스루, 바리스타 디스플레이, 모바일 매장관리 시스템 등을 IT관련 시스템을 꾸준히 선보인 스타벅스코리아는 가장 최근에는 MY DT PASS 서비스도 내놨다. 차량정보를 스타벅스 선불 카드와 연동해 별도의 결제수단을 제시하지 않아도 자동결제 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전용 시스템이다. 차량을 운전해 드라이브 스루 지점에 갔을 때 번잡스럽게 지갑이나 신용카드 등을 찾는 등 부산을 떨지 않아도 음료를 받을 수 있는데다가 대기 시간까지 10% 이상 줄였다.
물론 서비스 시행 전까지 수천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것은 필수 코스였다. 이런 노력들에 대한 보상은 사용자(고객)들이 주고있다. 프로모션 등의 이벤트 없이 론칭 일주일만에 4만여대의 차주가 자발적으로 시스템에 등록을 한 것으로도 집계된 것이다.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효자손처럼 시원하게 긁어냈다는 반증이다.
이런 완성 단계의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서는 IT 기술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조직 내부에서의 '번역가' 역할도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매일 고객을 대면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업과 개발 파트가 서로 소통해 아이디어에 숨을 불어넣고, 론칭 전 완전한 IT 코드화를 거쳤는지 점검해 고객까지 연결하는 직군이기 때문이다. 기술도 알아야하지만 조직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 동시에 이들 사이의 균형까지 잡아야하는 역할이다.
서 팀장은 "이런 IT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이디어지만,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부분도 못지않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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