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인 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 서쪽 석탑(국보 제11호)이 20년에 걸린 보수정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마침내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는 단일문화재로는 최장 기간 체계적인 수리가 진행된 사례입니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투입된 사업비만 230억 원으로, 숭례문 복원(250억 원)에 이어 2번째로 많습니다.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석탑의 본격적인 해체조사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학술·기술 조사연구, 구조보강, 보존처리 등이 모두 함께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후반 당시 손으로 긁으면 부스러질 정도로 연약한 것으로 판단한 콘크리트는 예상외로 단단해, 해체 작업에만 3년이 걸렸습니다. 미세하게 남은 콘크리트도 치과에서 사용되는 기계까지 사용해 걷어냈습니다. 해체 당시 나온 콘크리트는 185t에 달합니다.
이후 보수공사 및 보존처리는 2013~2014년, 탑 조립은 2015~2017년 진행됐습니다. 구조 조사결과 미륵사지 석탑은 외부 치장석과 내부 적심의 이원화한 구조를 갖추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부재 지질조사에서는 인근 미륵산에서 캐낸 석재들을 아래로 굴린 뒤 우차 등을 사용해 옮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미륵산 정상에서는 돌을 떼어낸 흔적들이 발견됐습니다.
연구소는 옛 부재 중 81%를 재사용하면서, 익산에서 나는 화강암인 황등석을 캐어다가 새 부재로 충당했습니다. 가령 기단부 갑석은 원래 부재했으나, 기단이 물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재로 보강하는 식의 방법을 썼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제적 기준을 따르면서 원재료와 기법을 최대한 보존하고, 부족한 부분은 현대적 기술로 보강해 석탑 문화재 복원의 전범이 됐다고 자평했습니다.
최종덕 국립문화연구소장은 "국제적으로 가장 공감을 얻는 방법으로 수리하려고 했다"라면서 "수리 과정에서 5건의 특허도 획득하는 둥 문화재 기술사 적으로도 한 획을 그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륵사지 석탑은 향가 '서동요' 주인공이자 백제 후기에 중흥기를 이끈 무왕(재위 600∼641) 시대에 지은 건축
미륵사를 구성한 3탑 3금당 중 서탑인 이 탑은 목탑처럼 석재 2천800여 개를 짜 맞춘 형태로 석탑 양식의 변화 과정을 보여줍니다.
16세기 전후 절이 황폐화하고 벼락을 맞은 석탑은 상당 부분 훼손되고 어긋난 상태로 자리를 지켰습니다. 1915년 조선총독부에서 붕괴된 부분을 시멘트로 땜질해 응급 보수한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