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동 실종 사건의 골든타임을 1주일이라고 합니다.
1주일이 지나면 사건 해결이 상당히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강진 여고생이 실종된 지 8일째, 수색 7일 차에 접어들어 온 국민을 초조하게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나눠보겠습니다.
조경진 기자!
【 질문 1 】
이번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은 여러가지 미스테리한 부분이 많아서 국민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습니다. 먼저 이번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 기자 】
고등학교 1학년인 A 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집을 나선 뒤 실종됐습니다.
실종 전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 B 씨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서 만나 해남 쪽으로 간다"는 SNS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A 양의 휴대전화는 이 메시지를 보낸 후 오후 4시쯤 수신이 끊겼습니다.
A 양 연락이 안되자 A양의 어머니가 B 씨의 집을 찾아갔는데, CCTV에는 B 씨가 뒷문으로 달아나는 장면이 잡혔고, B 씨는 A 양이 실종된 다음날인 17일 오전 집 근처 철도 공사현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 질문 2 】
실종 여고생과 아버지 친구와의 관계가 의심스러운데,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와 아르바이트 가는데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해달라"는 등 문자를 보냈어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기자 】
용의자가 아마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딸을 눈여겨봤던 것 아닌가 이렇게 추정됩니다.
실종 여고생을 유인하는 행위를 기록에 남지 않도록 적어도 며칠, 길게는 몇 주 동안 여러 가지 제안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 부분이 여고생도 느끼기에 의혹을 유발하지 않았나 보여지는 게, 친구에게 보냈다는 그 문자내용 입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경찰에 신고를 해달라" 이렇게 여고생이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지 않았나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 질문 3 】
실종 여고생과 아버지 친구가 만난 것은 확인됐나요. 차량 블랙박스도 꺼진 것이 수상한데요.
【 기자 】
전문가들은 아마도 용의자가 원하는 바, 일례로 아동청소년 성폭행 정도는 사전에 계획했다고 분석합니다.
여고생은 아마도 그것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으로 인지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데요.
용의자가 무엇인가를 도모하기 위해서 차량 블랙박스도 미리 꺼놓고 상당 시간 준비하고, 마치 타이밍을 노린 것 같은 흔적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알려진 바에 의하면 당시에 용의자는 자신의 식당과 집을 다 내놓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지역을 떠나려고 준비하던 시점이었던 거죠.
아마도 자신이 알고 있던 지인의 딸을 장기간동안 눈여겨 봐왔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상황입니다.
【 질문 4 】
이번 사건을 보면 4년 전이죠? 고3 여고생이 친구를 만난다며 집을 나섰다가 행방불명된 ‘청주 여고생 실종 사건’이 떠오릅니다.
【 기자 】
청주 여고생 실종 사건과 같은 패턴입니다.
당시 친구를 만나러 나간 고3 여고생이 사실은 청주의 한 고시텔에 머물렀던 50대 남성을 만나기로 했던 것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죠.
그런데 이 남성이 사건 발생 2주 지났을 때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됩니다.
당시에도 이 여고생이 성폭행 피해를 당했는지 여부는 입증이 안 됐습니다.
결국, 여고생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현재까지는 이번 실종사건도 같은 패턴으로 흘러가고 있어 여러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소위 골든타임을 지나가는 시점이기 때문인데요, 전문가 설명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저수지 근처에 저녁 9시 넘은 시간에 다녀왔단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 근처를 집중적으로 수색했는데 별다른 성과가 없어서 나머지 현장감식 결과를 기다려보고 이후 상당 부분 만약 흔적이 없을 시엔 장기화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
【 질문 5 】
앞으로 수사 전개 상황을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시죠.
【 기자 】
경찰이 용의자 생활공간 안에서 정밀 감식을 요청한 것이 있고, 개 농장 등에서 정밀 감식이 들어간 것 등이 있습니다.
다음 주면 이 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현재 예상이 되고 있고요.
경찰도 지금 유심히 들여다보는 곳 중에 하나가 저수지인데, 이곳이 흙탕물이 워낙에 심해서 지금 안을 들여다보는 것도 간단치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물이 점점 빠지고 있는데다 보통 익사자가 있을 경우 여름에는 5~6일 정도면 물 위로 떠오른다고 해서, 경찰이 이 부분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규모 수색작업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니, 간절한 마음으로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앵커멘트 】
혐의점이 있는 사람이 자살하면 결국 공소권이 없어져서 수사가 종결됩니다.
문제는 실종된 아이만 영구미제에 빠지는 것인데요.
이런 식의 실종 사건에 대한 처리 절차를 그대로 내버려둬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실종 사건은 그야말로 끝까지 추적해서 아이의 흔적을 밝혀내야 하는 건지. 그 부분이 고민도 함께 듭니다.
조경진 기자! 계속 수고해주세요.
[ 조경진 기자 / nice2088@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