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25전쟁 68년째 되는 날입니다.
6·25 전쟁 당시에 150여 명이 학살당한 동굴이 있는데, 유골 처리를 놓고 갈등이 계속되면서 아직도 쉴 곳을 못 찾고 있습니다.
전민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의 한 야산.
한참을 올라가 보니 동굴 하나가 나옵니다.
평범한 동굴 같지만, 사실은 6·25가 한창이던 1950년 10월, 경찰과 우익 청년단이 인근 마을 주민들을 총살한 곳입니다.
▶ 인터뷰 : 이병순 / 희생자 유가족
- "(현장에 와 보니) 목숨 덜 끊어진 사람은 살려달라 악을 쓰지, 죄다 피비린내가 나지…."
희생자들은 북한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학살당했는데, 1995년 발굴 이후 발견된 유골만 150여 구가 넘습니다.
아픈 역사의 장소지만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실과 화해위원회가 지난 2007년 "적법절차 없는 집단 살해"라는 결론을 내리고 정부와 지자체에 추모공원 설치를 권고했지만 그때뿐, 공원 설치는 아직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고양시 관계자
- "조례가 의회에서 계속 부결이 되고 있거든요. 진보와 보수 간에 이념갈등이 좀 있어요…."
그동안 유골은 상자에 담긴 채 서울대 법의학교실 창고를 거쳐 여러 납골당을 전전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 인터뷰 : 채봉화 / 유족회 회장
- "유족들이 연세가 높으니까 자꾸 돌아가세요. 돌아가시기 전에(해결됐으면)…."
추모공원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면서, 6.25 전쟁으로 인한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