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배낭을 짊어지고 '나홀로 세계일주'를 떠난 이소연씨. [사진 = 유튜버 이소연씨 제공] |
지난해 25세의 젊은 나이에 직장을 그만둔 유튜버 이소연 씨(26·여)는 지난 3월 '100일 간의 세계 일주'를 시작했다.
인도, 모로코 등 여성들이 도전하지 않는 곳들까지 종횡무진하며 여행지의 어두운 뒷면과 여행자로서 느끼는 고충들을 솔직하게 보여줘 유튜브 구독자는 4개월 만에 6만 5000명을 넘어섰다.
남미에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소연씨를 지난 1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그의 자택 근처에서 만났다.
ㅡ 자기소개를 해달라.
▷ 100일간 세계 일주를 마치고 돌아 온 여행자이자 유튜버인 이소연이다. 지난해까지 노무사로 근무를 하다가 사직서를 내고 세계 일주를 떠났다. 지금까지 네팔, 인도, 터키, 폴란드, 헝가리, 스페인, 모로코, 포르투갈, 네덜란드, 벨기에, 쿠바,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16개국을 여행했다.
ㅡ 세계 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퇴사를 한 후 수개월 동안 스스로 존재론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그러다 문득 '당장 내가 내일 죽는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을 하다가 죽고싶진 않았다.
또한 내가 사는 세계에서는 '어떤 직장, 무슨 직책'인지가 중요하지만 타인이 규정하는 나 대신 진짜 나를 찾고 싶은 마음이 컸다. 결국 '생일날 히말라야 정상에 서겠다'는 결심으로 비행기 편도 티켓만 끊은 채 네팔로 떠났다. 그리고 세계 일주를 시작했다.
↑ 이소연씨의 첫 여행지였던 네팔 히말라야. [사진 = 유튜버 이소연씨 제공] |
▷ 사실 그 흔한 패딩과 구스다운도 없이 집에서 대학교 과잠만 챙겨 떠났다. 신고 갔던 트래킹화도 출발 직후 밑창이 다 떨어졌다. 자칫 발을 잘못 디뎠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한 걸음 씩 다른 등반가분들과 함께 올라간 끝에 올해 생일은 해발 4100km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에서 보낼 수 있었다.
↑ 모로코 사하라 사막을 걷는 이소연씨. [사진 = 유튜버 이소연씨 제공] |
▷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식이다. 하지만 준비 없이 가도 어떻게든 살아남게 되더라. 막막한 건 다 똑같기 때문에 일단 가보면 해결이 된다. 그런 자신감이 한 번 생기면 어떤 일이든 다 해결하려 최선을 다해 결국 해내게 된다.
영상에는 "왜 사서 고생을 하냐", "무모하다"는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계획적이고 편안한 여행보다는 직접 부딪히는 여행에서 더 큰 의미를 찾는 것 같다.
ㅡ 여행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무엇인가.
▷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의 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서 밤에 불을 끄면 하늘에는 온통 별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하라 사막의 모래를 만지며 쏟아지는 듯한 별들을 바라봤을 때 가장 행복했다. 특히 그곳에서 정말 좋은 동행자들을 만나 그들과 함께 별을 보며 평화롭게 잠들었던 게 기억난다.
↑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이소연씨. [사진 = 이소연씨 제공] |
▷ 아프리카 지역은 여권이 낮은 편이라 모로코를 여행하며 불편한 경험들이 있었다. 캣콜링이나 성희롱적인 발언들의 빈도가 훨씬 높았다. 일부다처제인 탓에 "나와 결혼하자"며 쫓아오는 할아버지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발언들을 무시하거나 '하지 말라'고 말하는 등 단호한 태도를 보여 큰 문제는 없었다. 휴대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며 다녔던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ㅡ 세계 여행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잃어버린 나를 찾았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며 이유모를 우울감에 사로잡혀 스스로의 마음을 갉아먹던 내가 여행을 떠나 온전한 나를 찾은 것 같다. 과거에는 내가 '언제 행복하고 언제 슬프고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여행을 하며 이러한 것들을 다 깨닫게 됐다. 그대로 한국에 있었다면 내가 화가 날때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이소연씨. [사진 = 유튜버 이소연씨 제공] |
▷ 단계적으로 여행의 난이도를 높이는게 좋다. 초보자는 아시아 지역을 추천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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