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집에서 에어컨을 틀었다가 꾸지람을 듣자 아버지를 숨지게 한 30대 지적장애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지적장애 3급 35살 A 모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오늘(9일) 밝혔습니다.
A씨는 어제(8일) 오후 1시쯤 인천시 서구 가좌동 한 단독주택에서 아버지 63살 B씨의 온몸을 때리고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범행 후 외출해 있던 어머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아버지의 모습을 비춰줬습니다.
A씨 어머니는 인근 교회 목사에게 "집에 한번 가봐 달라"고 부탁했고, 목사가 A씨 집을 방문해 범행 현장을 확인한 뒤 119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소방당국으로부터 "변사자의 신체에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다"는 말을 전달받고 출동해 A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했습니다.
A씨는 아버지와 자주 말다툼을 하는 등 평소 부자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 장소인 이 단독주택에서 A씨는 2층에, B씨 부부는 3층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전날 무더운 날씨에 부모님이 지내는 3층에 올라가 에어컨을 틀었다가 B씨로부터 꾸지람을 듣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경찰에서 "범행 당일 날씨가 너무 더워 3층에 가서 에어컨을 틀었는데 아버지가 에어컨을 끄며 '나가 죽어라'는 말을 했다"며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지난달 20일부터 폭염경보가 내려진 인천 지역의 전날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A씨의 구속영장도 신청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인과 관련한 국과수의 1차 구두 소견이 나오면 곧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며 "A씨의 장애와 관련한 병력도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