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이 어디에 상륙할지는 수차례에 걸쳐 바뀌었습니다.
기상청은 어제 '솔릭'이 목포에 상륙하기 30분 전에 상륙 지점을 영광에서 목포로 발표했습니다.
이쯤 되면 예보가 아니라 중계 아닐까요?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장대비가 쏟아지고, 깃발은 깃대가 부러질 듯 펄럭입니다.
선박은 서로 밧줄로 단단히 묶였습니다.
솔릭 상륙 직후 목포 북항입니다.
그런데 기상청은 솔릭이 목포에 상륙한 11시에서 불과 30분 전에 상륙 지점을 목포로 발표했습니다.
직전 저녁 7시 예보는 상륙 지점을 전남 영광으로, 시점을 오늘 새벽 1시로 예상했습니다.
상륙 30분 전에 장소는 50여 킬로미터 남쪽, 시점은 2시간이나 당겨졌습니다.
목포가 예기치 못하게 태풍 중심에 정면으로 맞닥뜨린 셈입니다.
한 기상 전문가는 상륙을 단 30분 남기고 나온 통보문에 대해, 국민은 예보라기보다 중계로 느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뒤늦은 예보가 재난 대비에 영향을 줄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 인터뷰(☎) : 박청웅 /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통보문이 나가는 데 있어서 변화가 많았을 걸로 생각합니다. 어떻든 간에 기상청 통보문은 지자체에서 태풍에 대응하는 공무원이나 지역주민에게 상당히 영향이…."
기상청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준비에 들어갔던 만큼 재난 대응에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기상청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