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직업적 안정성 측면에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금융공기업과 시중은행의 하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올 하반기 공채 규모는 작년보다 다소 작은 2천700여명 선으로 역시 100대 1을 오르내리는 경쟁률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채용절차엔 상당한 변화가 있습니다. 필기시험이 신규 도입됐거나 강화됐고 성별·연령·출신학교·출신지 등에 따른 차별은 원천 차단됩니다.
작년 금융권 채용 비리 여파 이후 첫 대규모 채용인만큼 어느 때보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 9개 금융공공기관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 중 총 2천719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입니다.
이는 작년 하반기 2천881명에 비하면 다소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채용 결과치가 계획보다 많은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올해 하반기 공채가 예상보다 많지 않은 것은 예년과 달리 금융권이 상반기에 공채를 일정 부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이들 15개 금융공기업·은행의 채용 인원은 1천24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86명 대비 3배 이상 많았습니다.
이를 모두 반영한 올해 연간 채용규모는 3천965명 이상으로 작년 연간 채용인원인 3천267명과 비교해보면 약 700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하반기 채용을 권역별로 나눠보면 금융공기업이 680명, 은행이 2천39명 이상입니다.
금융공기업과 은행의 채용 인원 증가는 사실 회사 자체적인 인력상 수요보다 '괜찮은 직장'에 대한 수요 등 사회적 요구에 기인한 바 큽니다. 이런 점을 반영해 이들이 조직·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인원을 최대한 늘린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은행의 작년 직원 평균 연봉이 1억961만원, 기업은행은 9천886만원에 달할 만큼 금융공기업의 보수는 높습니다. 원할 경우 정년을 채울 수 있어 '신의 직장'이라 불립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직원 보수는 평균 4천750만원에 달했습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억원에 육박합니다. 직원들의 평균 재직기간도 15.6년으로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금융공기업 중에선 한국은행이 가장 먼저 채용 일정을 밝힌 가운데 금감원과 주택금융공사 등이 뒤를 따랐습니다. 이들 금융공기업은 10월 20일에 일제히 필기시험을 치릅니다. 이른바 금융공기업 'A매치 데이'입니다.
국민은행이 600명을, 신한은행은 200명 이상을, 하나은행은 최대 500명을, NH농협은행은 150명 이상을 하반기에 채용할 예정입니다. 현재 260명을 채용 중인 우리은행은 내달 중순쯤 다시 250명 상당의 채용 공고를 내기로 했습니다.
올해는 작년 금융권 채용비리 여파로 채용 전형 방법이 상당 부분 바뀌었습니다. 시중은행은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을 자신들의 모집 요강에 그대로 옮겨 담았고, 금융공기업은 채용 모범규준보다 더 엄격한 공공기관 운영지침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학교명과 학업성적, 사진, 성별, 생년월일 등의 정보를 지원서 작성 시 아예 빼기로 했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작년 채용 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금감원은 채용 계획부터 합격자 결정까지 채용 전 과정에 대한 내부감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면접전형 채점 결과는 현장에서 전산화해 사후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시중
채용 전 과정 또는 면접에 외부 전문가 다수를 참여시키는 방식이 일반화됐고 성별·연령·출신학교·출신지 등에 따른 차별도 엄격히 금지됩니다. 채용 비리의 온상이었던 임직원 추천제는 당연히 폐지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