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일명, 몰래카메라 범죄입니다. 특히 공중화장실 몰카 범죄가 늘면서 경찰청이 최근 100일 동안 집중 단속에 나섰는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범죄에 가장 많이 노출된 전국 4만 개의 공중화장실을 뒤졌지만, 몰래카메라는 단 한 개도 없었다고 합니다. 범죄율이 느는 것보다 더 놀라운 결과죠? 경찰이 밝힌 이유는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하는 게 '원래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럼 지금까지 수없이 발각된 몰카는 대체 어떻게 설치한 걸까요.
또 집중단속 기간이었던 5~8월 그사이 공중화장실인 한 주민센터 여자 화장실에서 몰카가 발견된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경찰은 이때는 몰카가 일반적인 것과 달리 특이한 형태여서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일선에선 탐지 장비나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도 합니다만, 앞서 말한 핑계인지 변명인지 모를 말만 봐도, 장비보단 사람이 문제란 것쯤은 쉽게 짐작할 수 있죠.
더구나 해마다 성범죄로 징계를 받는 경찰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 이들이 단속한 걸 믿으라고 하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라고 해야 할까요. 최근 4년 새 3배, 성희롱에서 성매매, 성폭행, 심지어 몰카를 찍어 적발된 경찰도 있는데 말이지요.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안심할 수 없다면 우리 사회는 아직 야만 사회다…'
지난 6월, 불법 촬영 근절 대책을 설명하면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한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 집 밖에선 아예 화장실을 가지 않는 걸 편하게 느끼는 여성이 많으니 우리는 아직 '야만 사회'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죠. 대책이 나온 지 두 달이 지났고, 처음으로 시행한 집중단속 결과는 허무하기만 합니다. 백번 양보해 경찰의 단속 결과처럼 주요 공중화장실이 몰카 없는 안전한 곳이라면 진짜 얼마나 좋을까요.
공중화장실 몰카 '제로'라는 결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경찰은 지금처럼 단속해선 안 됩니다. 앞으로 경찰이 점검한 곳에서 또 몰카가 발견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