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 상당 암호화폐 빼돌린 암호화폐 피싱 사기단 첫 적발

암호화폐 이관 피싱사이트를 개설해 9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처음으로 적발됐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암호화폐 이관 피싱사이트를 운영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9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가로챈 일당 3명을 한미 공조수사를 통해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한국 D거래소 운영자 A씨(33)를 구속기소하고 피싱사이트를 만든 프로그래머 B씨(42)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범행에 가담한 일본 E거래소 운영자에 대한 수사결과를 일본 당국에 통보해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 서버를 이용해 지난해 7월 정식 암호 화폐 이관 사이트를 모방한 피싱사이트를 개설했다. 이후 D거래소와 E거래소 회원들에게 '보유 암호 화폐를 특정(피싱) 사이트로 이관하지 않으면, 향후 암호 화폐를 사용할 수 없다'고 이메일을 보내 자신들이 만든 피싱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했고, 이 과정에서 회원들의 아이디, 비밀번호 등 암호 화폐 이관에 필요한 정보를 빼돌렸다.
이같은 수법을 통해 회원들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자신들의 계정으로 무단으로 옮겨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인 24명, 일본인 37명으로부터 약 9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가로챘다.
현재 A씨는 범죄 수익 대부분을 생활비 등으로 써버려 암호 화폐나 현금 잔고가 전무한 상태다. 그 밖의 피고인 재산에 대해서는 이번 범행이 현행 범죄수익환수법상 몰수, 추징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환수할 수가 없다. 또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계좌 지급정지나 피해구제 대상도 '자금의 송금·이체'에 한정하고 있어 암호화폐 관련 사기에는 적용이 불가한 상황이다.
[김희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