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 민주평화당 의원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수행단)
앵커> 평양정상회담과관련해서는 저희가 직접 갔다 오신 특별한 손님을 오늘 이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워낙 자문단 자격으로 동행을 하셨지만, 존재감만으로도 충만했던 민주평화당의 박지원 의원 오늘 뉴스&이슈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의원님.
박지원> 오랜만입니다.
앵커> 오랜만에 뵙습니다. 지금 24시간 전만 해도 천지에서 바로 내려오셨던 거 아니에요?
박지원> 그렇죠.
앵커> 실감 안 나시겠어요. 지금 서울 땅 밟고 있다는 게 말이죠.
박지원> 안 내려오려다 내려왔습니다.
앵커> 아, 그러셨어요?
박지원> 그렇게 좋아졌더라고요.
앵커> 아, 그래요? 참 천지를 과거에 한 번 가보셨었죠?
박지원> 갔어요.
앵커> 그때랑 비교해서 이번 천지는 어떻게 좀 달랐습니까? 이거는 어제 모습이죠?
박지원> 어제 모습이죠. 그런데 그때는 김정일 위원장이 케이블카 타고 가라. 전부 옛날 거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가니까 도로, 길, 시설물, 케이블카도 완전히 새것으로 정비가 되었기 때문에
북한이 그만큼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개혁개방길로 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앵커> 그래요? 저희 제작진이 찾아봤어요.
2000년 6.15 정상회담 후에 이제 언론사 대표분들이랑 같이 갔던 장면이 왼쪽에 펼쳐졌었고요. 바로 이 장면 아니었겠습니까?
박지원> 그렇습니다.
앵커> 그때 천지와 지금의 천지. 이번에는 날씨가 상당히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박지원> 접때도 좋았는데 이번 날씨는 더 좋았습니다.
앵커> 어떻습니까? 지금 천지에서 진도아리랑도 울려 퍼지고요. 의원님의 고향의 그 풍미를 백두산에서도 맛볼 수 있었는데 감회가 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의원님.
박지원> 특히 알리 가수가 아리랑을 부르고 진도아리랑을 위에서 불렀어요. 우리 대통령 앞에 가서 양 정상 앞에서 다시 한번 불러보라 해서 불렀는데 진도아리랑은 제가 전문 아닙니까?
앵커> 아, 그러니까요.
박지원> 그래서 함께 부르고. 김정숙 여사께서 아주 큰언니처럼 리설주 여사를 잘 리드하면서 함께 따라부르고.
앵커> 아, 그래요?
박지원> 리설주 여사도 함께 입을 맞춰가는 걸 보면 진도아리랑은 북한에서도 유명하구나.
앵커> 그래요.
박지원> 그 좋은 고향을 내가 가졌다 해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래서 감회가 새롭고.
앵커> 리설주 여사가 진도아리랑을 아는 듯했습니까, 아니면 잘 따라 하던가요?
박지원> 좀 따라 하더라고요.
앵커> 그래요?
박지원> 확실히 진도아리랑이 그 전에 첫날 만찬에서 울려퍼졌던 노래라 아마 김정은 위원장 내외에게 상당히 깊은 인상을 줬던 것으로 제가 알리 측으로부터 좀 들어봤습니다.
앵커> 역사적인 순간 이번 2박 3일 평양에 갔다 오시면서 하나 꼽으실 수 있다면 어떤 게 있으실까요?
기억에 가장 남는 장면이요.
박지원> 저는 아무래도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15만의 북한 인민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감동적인 연설을 하는데 함성과 박수, 우레와 같았어요.
그런데 특히 그 자리에서 즉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길로 가기로 합의를 했다. 이렇게 하니까 잠깐 주춤하더라고요.
앵커> 군중들이요?
박지원> 그때 저는 굉장히 가슴 졸였어요. 그런데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나오는 것을 보고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했던 비핵화가 드디어 북한 인민들도 공인하고 지지하고 인정하는구나. 그래서 그 감격스러움이 저절로 눈물을 나게 했습니다.
앵커> 그러셨군요. 저 공연도 보시면서 아무래도 과거에 북한에 갔을 때는 관리인이라 하시는 분들이 통제도 하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편하게 산책도 할 수 있었다고 들었거든요.
박지원> 산책은 다른 분들이 가셨고 저는 밤에 운동을 하니까 밤 11시 반 정도 거리로 나가려고 했더니 통제를 하더라고요.
앵커> 아, 그래요?
박지원> 그래서 낮에는 아직도 혼자는 못 나가게 하고 자기들이 안내만 할 때 나가게 하는 그런 것은 아직까지.
앵커> 그때나 지금이나.
박지원> 그런데 어떻게 됐든 저는 이번 6.15 남북정상회담 후 2000년. 18년 만에 평양을 갔는데 상전벽해이고.
앵커> 아, 그래요? 얼마나 달라졌나요?
박지원> 엄청난 변화였어요.
앵커> 그래요?
박지원> 굉장히 좋은 도시로 탈바꿈했고. 그러니까 6.25 때 하늘로 솟은 지붕 있는 집이 두 채밖에 안 남았대요.
앵커> 그래요?
박지원> 그렇게 폭파가 됐는데 완전히 그런 모습으로 했는데 저는 이번에 북한의 개혁 개방과 발전, 그리고 희망을 보고 왔습니다.
앵커> 어떠셨습니까? 박지원 의원님 눈에 비친 평양도 궁금하고요.
주민들도 좀 혹시 따로 만나보시거나 들으신 바가 있다면 문 대통령 내외에 대해서 그분들이 어떻게 느끼셨는지 들으신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이제 90도 인사까지 포함해서 주민들이 충격을 많이 받았을 거라 그랬거든요.
박지원>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이 어떤 정상보다도 김정은 위원장 내외분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장 많은 대화를 했기 때문에 이제 북한 TV에 익숙하니까 아무래도 굉장히 존경하는 마음이 우러났는데요. 사실 2000년 6.15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 모시고 당시 제가 특사도 했고.
앵커> 그랬죠. 장관 때도 같이 가셨죠.
박지원> 그때는 역할을 했는데 순안비행장에 내리니까 많은 환영객들이 와서 흔드니까 우리 정치인들은 보면 악수하러 가잖아요.
앵커> 그렇죠.
박지원> 갔더니 막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김대중 대통령님도 악수하러갔어요.
앵커> 그때는요.
박지원> 우리 대통령도 나갔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나 누구나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걸 보면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다 하는 걸로 보고요.
앵커> 참 달라졌네요.
박지원> 특히 그 기억에 남는 것은 18년 전 6.15 정상회담 때는 거기 환영 나온 인민들을 보니까 이 빠진 사람이 많더라고요.
앵커> 그랬습니까?
박지원> 그래서 영양실조로 이가 저렇게 빠졌구나. 그리고 피부나 옷이나 아주 좀 보기가 민망스러울 정도로 말랐어요.
앵커> 그랬군요.
박지원> 그래서 제가 남에 돌아와서 우리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치과의사가 가서 평양에서 개업하면 잘되겠다. 그런 농담도 했는데 이번에 가서 보니까 모든 주민들이 영양상태도 좋고.
앵커> 그래요?
박지원> 멋있고 옷도 잘 입었어요. 그리고 특히 젊은 여성들의 패션은 헤어스타일은 엄청나게 변화했고 다 대개는 하이힐을 신고 다니더라고요. 그리고 좀 느낀 것은 중, 고등학생, 여자 대학생들이 아주 몸에 딱 붙는 그런 날씬한 옷을 입는 것을 보고 아, 이 변화의 물결이 개혁 개방의 물결이 무섭게 평양도 북한도 강타하고 있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아무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전됐다. 그렇게 봤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셨습니까? 왜냐하면 이제 평양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깜짝 놀랐거든요. 세계에 광고를 해도 될 만큼이요.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그래도 극장 도시처럼 좋은 분들, 그러니까 잘사시는 분들만 평양에 있기 때문에 2000년에 가셨을 때는 김정은 위원장이 못사는 우리 인민들도 좀 봐주세요라고 박지원 의원님께 말씀드렸던 걸로 알고 있거든요.
박지원> 그렇죠.
앵커> 그래서 지금 본 평양의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라는 평가 말이죠.
박지원> 그때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 공화국 간부들이 쌀과 비료를 달라고 하는 거렁뱅이, 거지 신세인데 잘 사는 것만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까 장관 선생은 좀 우리 못사는 것을 다 가봐라.
그래서 농촌이나 여러 곳을 다녀봤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평양 시내를 차로 다니다 보면 못사는 곳을 볼 수 있었잖아요.
앵커> 그렇죠.
박지원> 그런데 거의 없더라고요. 그리고 과거 우리말로 하면 구도심, 원도심들이 우리도 도시재생사업을 하는데 평양은 이미 사업을 끝냈더라고요. 그걸 리모델링하고 아주 깨끗한 걸 보면 물론 농촌 지역이나 소도시는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평양만은 최고더라.
그래서 당시 김정일 위원장께서 저한테 평양은 워싱턴처럼 개발을 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서울은 복잡하게 뉴욕을 닮아가냐.
앵커> 그래요?
박지원> 그런 얘기를 하면서 평양, 개성,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을 개방하면 우리는 관광수입만으로도 잘살 수 있다. 로마를 보라고 그런 말씀을 하면서 칠보산은 아껴둔다고 했는데 이번에 가서 물어보니까 칠보산도 일부 개발을 해서 훈춘, 중국의 관광객들이 많이 오고 있는데 백두산 천지만 하더라도 당시는 케이블카나 그런 시설물들이 없었어요. 도로도 형편없었어요. 이번에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더라고요.
앵커> 아버지의 위업을 확실히 확대 재생산해서 가져가는군요,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이나 리설주 여사를 보셨을 때는 인상이 어땠습니까?
박지원> 저는 두 번째 보고.
앵커> 그렇죠, 판문점에서 봤었고.
박지원> 저야 4.27 판문점 때도 김정은 위원장이 저를 보자마자 아니, 장관 선생은 텔레비전에 나오더니 벌써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팔을 깁스했다가 악수를 하니까 다시 아파요.
그렇게 이렇게 하고 갔어요. 그래서 악수를 아무래도 왼손 가지고 하니까 좌파입니다 하고 악수를 했더니 오른팔을 왜 그렇게 다쳤냐고 해서 우파를 묶어놨습니다 했더니 막 웃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헤어질 때 김영남 위원장도 빨리 바른팔을 나으십시오 해서 아니 묶어놔야 합니다. 그래서 또 웃고. 그런 조크를 할 수 있는 그런 여유 있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앵커> 오른쪽이 건강해야 또 왼쪽도 건강하니까요, 의원님.
박지원> 뭐 좌우가 딱 좋죠.
앵커> 그러니까요. 그런데 한때 김여정 부부장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와서도 그렇고요. 판문점회담 했을 때도 본인의 신상에 관련해서 출산이 임박했거나 아니면 한 이후인데도 그렇게 열심히 뛰었다고 북한분들한테 들었다고 제가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박지원> 4.27 판문점 만찬에서 김여정 부부장과 술을 한잔하면서. 김여정 부부장과 만찬을 하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그때 좀 이렇게 몸이 조금 배도 좀 나오고 그런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내가 방송에 나와서 배가 좀 부르더라 했다가 여성단체로부터 혼났습니다.
앵커> 그러셨군요.
박지원> 그런데 이번에 관심이 있어서 보니까 이번에는 살도 쫙 뺐고 얼굴이 좀 핼쑥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고위층한테 물었더니 4.27 판문점 회담 바로 직전에 회담 바로 직전에 출산을 하고 갔는데 그 후 저렇게 잘 하고 있다하더라고요.
저 잔잔한 미소와 있어야 할 곳에 있고 나타나야 할 곳에 나타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굉장히 희생적으로 일을 하는데 북한 고위 인사들도 김여정 부부장에 대해서 아낌없는 찬사를 해요. 저기는 반드시 수행원과 비서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데 저렇게 다니면서 헌신적으로 일을 한다 하는데 실제로 보면 어떤 때는 앉아서 식사도 하지만 함께 하지만 대개 김정은 위원장이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서 있고.
심지어 삼지연 초대소에서 우리가 오찬을 할 때 한 두세 시간 걸렸는데 밖에서 김창선 의전실장하고 서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들어와서 식사 안 하십니까' 그랬더니 자기는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그래서 그런 모습들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또 김정숙 여사하고 천지에 가서 그렇게 돌을 주고받고 얘기를 하는 걸 보면 퍼스트레이디로써 우리 김정숙 여사는 마치 큰언니처럼 막냇동생 타이르는 그런 자상한 모습을 보니까 좋더라고요.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뭔가 있어야 할 곳 또는 없어야 할 곳을 본능적으로 터득한 사람같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참 그렇게 의전까지 포함해서 자연스럽게 갔던 이번 회담. 이제 이틀 뒤면 문 대통령이 뉴욕으로 떠나지 않겠습니까?
워낙 큰 성과였기 때문에 의원님께서 바라보시는 이번 회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또 미국이 어떻게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궁금해요. 회담 이후에 있었던 메시지 미국에 통할까 말이죠.
박지원> 저는 이번 회담은 사실상 5차 회담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4차 회담인데 가장 어려운 회담이었습니다.
앵커> 아, 그래요?
박지원> 그러나 그 결과는 대성공이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 의거해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합의에 의해서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했는가 하면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빈에서 실무자들을 만나고 UN총회에서 내가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겠다 해서 굉장히 소 파 소 굿. 아주 좋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지원> 그런데 결국 모든 것은 북미 간에 해결돼야만 남북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하지 못한 또 지금 말씀할 수 없는 그런 김정은 위원장의 음성을 듣고 가서 UN총회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면 반드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고 이번에는 미국이 내놓을 차례다. 이렇게 저는 봅니다.
앵커> 김여정 부부장 종횡무진 한다고 칭찬해주셨잖아요. 그런데 남북관계 더 종횡무진으로 뛰어다닌 박지원 의원님과 저희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내주셔서 감사해요, 의원님 고맙습니다.
박지원>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