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소수자 단체가 제주에서 두번째로 여는 퀴어문화축제가 오늘(29일) 반대단체의 맞불집회 속에 결국 또 마찰이 빚어졌습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탐라는 퀴어'라는 주제로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열었습니다.
퀴어문화축제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인권과 성적 다양성을 알리는 행사입니다.
2000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 축제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성 소수자 단체와 진보 시민단체, 진보 정당 관계자 등 37개 단체 5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축제는 반인권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한 축제"라며 모인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색으로 다채롭게 빛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으로 행사에 참여한 부모들은 "편견 없는 사회와 가족에게도 당당하게 커밍아웃할 수 있는 세상이 하루빨리 다가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하늘도 우리 편'이라는 것을 가슴에 간직하고, 우리가 앞으로 가는 길은 분명히 꽃길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대 단체의 맞불집회도 동시에 열렸습니다.
축제 반대 측인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와 보수 시민단체는 오후 2시 축제장으로부터 직선으로 약 800여m 떨어진 제주시청 광장에서 500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었습니다.
임명휘 대한예수교장로회 제주노회장은 "성경의 가르침에 따르면 동성애는 죄"라며 "우리 기독교는 동성애를 반대하며 남자와 여자의 결합으로 이뤄지는 결혼과 가정을 존중한다"고 했습니다.
류승남 목사는 "정부의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안의 폐기를 촉구하고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평화의 섬 제주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신산공원을 출발해 거리행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졌습니다.
애초 4시 30분쯤 거리행진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반대 단체들이 입구를 막아서면서 1시간 가까이 대치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반대단체를 애워싼 상황에서 축제 참가자들이 입구를 빠져나가 거리로 나아갔고, 이를 다시 저지하기 위해 반대 측이 아스팔트 바닥에 드러누워 행진을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8일 인천시
경찰은 오늘 7개 중대 500여명을 축제장 주변에 배치했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신산공원 일대와 고산동산 사거리까지 1개 차로를 전면 통제했지만, 충돌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