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 응급실 의료진 폭행하고 협박 전화 건 60대 징역형 선고

술에 만취해 병원 응급실 의료진에게 행패를 부린 60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박우근 판사는 2일 응급 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65세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판사는 A 씨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습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응급 의료 종사자들에게 행패를 부린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들과 합의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폭력 전과가 8회 있는 데다 모두 벌금형의 선처를 받았으나 자중하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할 때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일용 노동자인 A 씨는 지난 2월 1일 오후 10시쯤 청주시 서원구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의사와 간호사에게 욕설과 협박을 하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습니다.

만취 상태로 응급실을 찾은 A 씨는 의사로부터 "술을 마신 상태이니 일단 퇴원하고 나중에 외래진료를 받으라"는 권유를 받자 이 같은 행패를 부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다음 날에도 응급실로 세 차례나 전화를 걸어 "두고 보자"며 위해를 가할 듯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응급실 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에 대한 폭행 사건이 빈바하는 데 대한의사협회는 경찰에 강력한 대응과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앞서 지난 달 4일 서울 B 병원 응급실에서 술과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환자가 처치 도중 1년 차 여성 전공의의 뺨을 때리고 간호사를 발로 차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난 달 14일에는 지방 C 병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보안요원을 폭행해 경찰에 연행된 환자가 풀려난 뒤 다시 병원을 찾아와 유리 조각을 들고 의료진을 협박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의협은 지난 달 4일 의료기관 내 폭력 근절을 위한 경찰청장 간담회를 진행한 이후에도 응급실 내 의료진 폭행 사건이 지속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의협은 당시 경찰이 응급실 폭력 사범을 즉시 제압·체포할 뿐 아니라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준하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병원 사건에서 보듯 경찰에 연행된 가해자가 구금 없이 풀려나는 등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과 의료인 보호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정성균 의협 대변인은 "일선 경찰서에서는 경찰청이 발표한 대응·수사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며 "의협은 진료실 내 폭행현장에서 매뉴얼이 잘 지켜지는지에 대한 점검을 경찰청에 요청하고 가해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