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작가가 향년 54세로 별세하면서 그동안의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허 작가는 경남 진주 출생으로 경상대 국문과를 졸업해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데뷔했습니다.
이어 1992년 독일로 고고학을 공부하기 위해 떠난 허 시인은 2006년 고대근동고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지도교수였던 독일인과 결혼했습니다.
시집으로는 <슬픔만 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이 있고 산문으로는 <모래도시를 찾아서> <너 없이 걸었다> 등이 있습니다.
또한 이국 생활에서 오는 애환과 고뇌를 시로 표현한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작품으로 제15회 이육사 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2001년 동서문학상, 2016년 전숙희 문학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 8월 14일 허수경 시인은 투병하는 가운데 옛 산문집 개정판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2003년 나온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을 15년 만에 새롭게 편집해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출판사 난다)라는 제목으로 낸 것입니다.
김민정 난다 대표는 "지난 2월 시인이 말기 암을 앓고 있다고 알려오면서 단단한 당부가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세상에 뿌려놓은 글 빚 가운데 손길이 다시 닿았으면 하는 책들을 다시 그러모아 빛을 쏘여달라는 것이었다"고 이번 개정판을 내게 된 배경을 밝혔습니다.
다음은 산
"내가 누군가를 '너'라고 부른다./내 안에서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를 그리움이 손에 잡히는 순간이다.//불안하고,/초조하고,/황홀하고,/외로운,/이 나비 같은 시간들.//그리움은 네가 나보다 내 안에 더 많아질 때 진정 아름다워진다./이 책은 그 아름다움을 닮으려 한 기록이다./아무리 오랜 시간을 지나더라도…"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