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부상 등으로 힘들어하는 노모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며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아들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습니다.
어제(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57세 A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올해 4월 인천시 부평구의 자택에서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화물차 운전기사로 일하며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부양해 온 A 씨는 지난해 음주 운전 사고를 내 크게 다치고 운전면허가 취소돼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쳤습니다.
그런 와중에 79세이던 어머니가 낙상사고로 골절상을 입고는 지속해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치매 증세도 악화하자 어머니와 가족들의 고통을 덜겠다며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범행 직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넉넉하지 않은 경제 형편 속에서 피해자를 극진히 부양했고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마음의 짐을 평생 갖고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정상을 고려해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기에 추가로 형을 감경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 사건을 대법원 양형기준상 '보통 동기 살인'으로 봤으나, 범행의 동기나 전후 정황 등에 비춰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의 가족 살인으로 '참작 동기 살인'이라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 양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머니와 다른 형제자매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잘못된 생각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 동기에는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의 마음이 포함돼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