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묘하게도, 이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이, 정작 서민에겐 외면받고 있습니다. 다 지어놓고도 세입자가 없어 빈집으로 방치된 공공임대주택이 전국에 만천 가구 이상.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1년 이상 비어있습니다. 이로 인해 날아간 세금은 93억 원이나 되고요.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공공 리모델링 임대주택'은 더 합니다. 90%가 아직도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거든요. LH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공실이 된 이유 가운데 절반(49.3%)은 '수요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집이란 건 수요가 있는 지역에, 원하는 만큼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정부가 '수요가 없는 곳에 집을 지었다.'는 얘깁니다.
20분은 걸어야 버스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고, 또 여기서 두어 정류장은 가야 전철을 탈 수 있다면. 또 좁고 어둡고, 소음과 빛 공해 때문에 깊은 잠을 잘 수가 없고, 골목길이 많아 밤에 다니기 무섭다면, 그다지 살고 싶지 않겠죠.
정말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임대 정책을 펼 거라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집들이, 필요로 하는 서민들에게 제대로 공급이 됐는지를 봐야 합니다. 안 그러면 '집 공급했으니 난 할 일 다 했는데?'라는 보여주기식 정책을 펼친 것밖에는 안 됩니다. 공급 숫자보다는 질을 더 고려해주길 부탁드립니다. 그게 진짜 서민을 위한 일일테니까요. 국토부가 지금 올해도 공급량을 초과 달성했다며 자화자찬할 상황만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