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 조선일보 상대 승소 확정…대법 "`천성산 반대로 6조 손해`는 허위, 정정해야"

지율스님의 단식으로 대구 천성산 터널 공사가 지연돼 6조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조선일보 기사는 허위로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2일 지율스님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조선일보가 지율스님의 단식과 가처분신청 등으로 터널 공사가 2년 8개월간 중단돼 총 6조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보도 내용을 허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해로 예상한 2조 5000억 원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의 완공이 1년간 지연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이 공사는 정부가 계획한 대로 2010년에 완공·개통 돼 예상 손해는 처음부터 발생할 여지가 없게 됐고 실제 공사 중단된 기간은 6개월"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고속철도 구간 개통 이후 이 기사를 보도했기 때문에 원심이 진실성 판단방법에 대한 법리오해 또는 언론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지율스님은 2003년 2월 정부가 경부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천성산 터널공사를 시작하려 하자 도룡뇽 생태 서식지 파괴 등을 이유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2006년 6월 대법원에서 기각이 확정됐다. 조선일보는 2010년 5월 '도롱뇽 탓에 늦춘 천성산 터널...6조원 넘는 손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앞서 1심은 "진실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허위사실을 보도했고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