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5000만원짜리 소규모 건설자재 납품업체가 2000억원이 넘는 어음을 발행하고 부도가 나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23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와 광주은행에 따르면 A사는 130억원 규모의 어음(19매)을 막지 못해 지난 2월 7일 최종 부도처리 됐다. A사는 같은달 23일 폐업을 신고했다.
금융계에서는 A사가 발행한 어음이 융통어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융통어음은 실제 상거래 없이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어음이다.
9월말까지 광주은행에서 교부한 어음의 부도처리 규모는 60매, 2080억원에 달한다. 아직도 38매의 어음이 남아 있어 그 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까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은행 용봉지점 관계자는 "어음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A사의 부도 사실을 통보하면 그냥 돌아간다"면서 "어음이 정상적인 상거래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특이 부도'로 분류했다. A사 때문에 광주·전남 어음부도율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통상 어음 부도율이 0.2%에 불과하지만 587억원의 어음이 돌아온 7월에는 2.11%, 566억원의 어음이 돌아온 9월에는 2.78%까지 치솟았다.
9월 자료를 살펴보면 해당 업체의 특이부도를 뺀 어음 부도율은 0.10%로 급감한다. 특히 광주는 8월에서 9월 어음부도율이 1.8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A사의 2016년 매출이 8억원에 불과하고 정상적인 상거래를 통한 어음은 500만원을 넘지 않았다"면서 "어떤 이유로 거액의 어음을 발행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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