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PC방 살인사건도 비슷합니다. 29세 김성수는 어린 아르바이트생이 자신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다며,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지요. 이렇게 욱해서 사람을 죽이는 분노 살인은 하루에 한 건 이상, 매년 400건이나 발생합니다.
지난해 발생한 살인사건 중 39%가 화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거였고, 분노의 원인인 현실 불만까지 포함하면 44%가 '분노 살인'에 해당합니다. 더 큰 문제는 가정환경이나 취업, 성격 등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화를 참지 못한다는 겁니다.
경찰이 보복 운전을 단속한 결과, 적발된 이들의 3분의 1이 단순 차선 변경이나 끼어드는 걸 참지 못해서, 그러니까 순간 화가 난다는 이유로 보복을 했다고 하거든요.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런 '분노 공화국'이 됐을까요? 전문가들은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데서 원인을 찾습니다. 간단한 예로, 국고 지원금을 부당하게 유용한 유치원 원장들이나, 인맥을 이용한 부당 취업과 고용 세습 같은 사회, 구조적 모순이,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국민을 화나게 한다는 거죠.
PC방 살인사건을 계기로 심신미약자, 우울증, 정신질환자의 분노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앞선 보도대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현재의 법과 제도에도 국민이 엄청난 불만을 표출하는 거죠.
이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노를 식힐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우선은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 비리 때문에, 부당한 이유 때문에 내가 피해를 보고 당하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분노 공화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