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만 육아를 맡기지 말고 부부가 함께 육아에 참여하자는 캠페인 많이 보셨죠?
정부가 저출산을 막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인데요.
정작 아빠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아빠가 육아를 같이 하라면서도 공공시설은 모두 엄마 위주거든요.
박자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어린 딸 둘을 둔 아빠 권원준 씨는 종종 육아휴게실을 이용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합니다.
▶ 인터뷰 : 권원준 / 경기 고양시
- "기저귀 갈러 갔다가 팻말에 남자 들어오지 말라는 걸 보면 '남자는 어디서 아기 기저귀 갈아줘야 되지'. 나와서 화장실 변기에서 기저귀 간 적이 많거든요."
▶ 스탠딩 : 박자은 / 기자
- "서울의 한 공공수유실입니다. 입구에는 이렇게 '아빠들은 밖에서 기다려달라'고 써있어서 아빠들은 용기내서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공공 육아휴게실은 전국에 약 3천여 곳, 이중 아빠의 출입을 막고 있는 곳은 30%가 넘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은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팻말과 안내문에 '아빠' 글자를 덧붙이는 등 임시 대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비단 육아휴게실뿐이 아닙니다.
아빠들은 각종 육아와 가사 정보가 올라와있는 맘카페 가입조차 힘듭니다.
회원 수 약 3백만 명인 대형 맘카페 두 곳엔 아예 '남성 가입 금지' 규칙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쌍둥이 아빠(육아휴직 중)
- "남자다보니 육아에 대한 정보 자체가 없어서 알아보려고 해도 마땅히 소스가 없죠,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더라도 엄마가 고생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 인터뷰(☎) : 황명진 /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정책을 하는 분들 시각이 젠더(성) 편견적인 게 가장 큰 문제인 거죠. (육아휴게실 홍보 그림에) 남성이란 상징이 배제돼있어서 여성이 육아를 전담해야 한다는 가부장적 이미지가 계속 강화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엄마에 의존하는 육아지만, 아빠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먼저 정책적, 사회적 인식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영상취재 : 김석호·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