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이상 청소년 범죄 잇따르는데…법은 60년째 그대로

【 앵커멘트 】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아직까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법은 13세 이하의 성폭력 피해자만 무조건적으로 보호하고 있어 이번 같은 '그루밍 성범죄'의 경우는 가해자가 처벌받을 가능성이 낮아 주저하고 있는 겁니다.
박자은 기자가 현행 법의 문제점을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지난 2011년 15살이던 A양은 연예기획사 사장이라며 접근해온 40대 남성과 가까워졌고 수십 차례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임신을 한 A양이 성폭력 혐의로 조 씨를 고소했지만, 법원은 두 사람의 메시지에서 A양이 호감을 보였다며 조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현행법은 13세 미만에 대해서는 동의에 상관없이 가해자를 성범죄로 처벌하지만, 13세 이상은 동의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처벌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도 13세 이상이 많습니다.

▶ 스탠딩 : 박자은 / 기자
- "한 상담기관에 접수됐던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는 대부분 13세 이상이었습니다. 14세에서 16세가 44퍼센트, 17세에서 19세는 26퍼센트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련 법은 형법이 만들어진 이후 60년간 바뀌지 않았습니다.

18세 미만 대상의 성범죄 가해자에게 최대 종신형을 내리는 미국과 보호받는 나이가 16세인 영국 등과 비교하면 처벌 규정이 느슨하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서은주 / 청소년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 팀장
- "가해자는 피해자인 청소년의 취약성을 갖고 협박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길들여지는 거거든요. (사법부는) 그건 보지 않은 채 결과 처리만 하다 보니 그루밍 특성이 결여된…."

그루밍 성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13세 이상 미성년자에 대해 보호 범위를 넓힌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국회에선 5개월째 잠자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 jadooly93@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