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핵심 인사와 친분이 있다고 속여 대통령 비자금 세탁비용 명목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반(사기) 혐의로 윤 모씨(65)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교회 지인 안 모씨(64)에게 충남 홍성군 소재 비밀창고에 보관중인 6조원대 대통령 비자금 금괴를 현금화해 그 중 5000억원을 주겠다고 속이고 경비 등을 이유로 5억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윤씨는 창고를 관리하는 '청와대 안 실장'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안씨를 속였다. 윤씨는 안씨에게 "안 실장이 은행을 통해 비자금을 현금화해 배당금 1조원이 나오면 절반씩 나눠갖자"며 세탁비용 5억원을 요구했다. 또 세탁 과정에서 미국 국무부 승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대며 관계자 접대 비용으로 5000만원을 받았다. 안씨가 의심을 품지 않도록 금괴를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대통령 또는 청와대 관계자를 사칭한 사기행각이 잇따르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터무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께 소상히 알리라"고 특별 지시한 바 있다. 경찰은 관련 제보를 입수해 수사한 뒤 윤씨를 검거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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