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남아있던 친일잔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친일인사의 이름을 이용했던 광주시의 '백일로'가 사라진 데 이어 지금 서울 '인촌로'도 같은 이유로 이름을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현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금은 '학생독립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원래 이 길의 이름은 백일로였습니다.
이름을 딴 김백일은 해방 후 국군 창설에 참여해 초대 보병학교장을 지냈고 반공 활동에 앞장선 인물입니다.
하지만, 일제를 도와 항일무장투쟁을 진압한 친일행각이 드러나면서 지난 2014년 12월에야 흔적 지우기가 시작됐습니다.
▶ 인터뷰 : 문대식 / 광복회 광주전남 유족회 고문
- "(김백일이) 간도특설대 소대장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그때부터 이제 우리 시민운동이 일어난 거지."
서울 성북구와 전북 고창군의 '인촌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일제시대 기업가이자 고려대학교를 운영한 교육자 김성수의 호 인촌을 따서 만들었지만, 친일 행적이 드러나 청산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일제시대 징병과 징용을 주도적으로 선전한 친일행적 때문에 대법원이 지난해 4월 친일인사로 판결한 겁니다.
정부는 지난 2월 김성수의 건국훈장을 56년 만에 취소했고 생가와 동상 등 5곳의 현충시설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성북구는 지하철 6호선 보문역에서 고려대 앞 사거리까지 1.2km에 이르는 인촌로의 이름을 고려대로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가 주민들의 동의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경룡 / 서울 안암동
- "이런 (친일) 잔재가 기본적으로 우리 생활에 깔렸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이고 당연히 없어져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창군도 주민 의견을 수렴해 도로명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친일 잔재의 청산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현재입니다.[guswo1321@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최양규·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