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다 중간에 철회했던 조선시대 한양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등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면야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연간 800만 명이 찾는 서울의 한양도성입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1396년 외부의 침입을 막으려고 만들었는데, 총 길이가 18.6km에 달합니다.」
지난 2012년 서울시는 역사적 가치가 높다며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327억 원의 예산을 책정합니다.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지난 2012년 5월)
- "2015년까지는 끊어진 도성을 모두 잇겠습니다. 복원이 정 어려운 곳은 표시라도, 흔적이라도 남기겠습니다."
하지만, 계획은 미뤄졌고, 지난해 3월에는 아예 신청을 중도 철회했습니다.
「유네스코의 자문그룹인 국제기념물 유적협의회 '이코모스'가 '등재 불가' 판정을 내린다는 정보를 접한 겁니다.」
「서울시 내부 문건을 보면, 이코모스는 한양도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만큼 탁월한 가치를 인정하기 미흡하다고 봤습니다.」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불가' 판정을 받으면 등재가 크게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서울시는 오는 2022년 등재를 목표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등재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 세계유산 전문가는 MBN과의 통화에서 "유산의 완전성을 중요하게 보는 게 최근 추세인데 한양도성은 훼손된 구간이 많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도 도로 등으로 단절된 4.5km에 대한 복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등재 불가 판정을 받은 뒤 재추진해 성공한 사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 도시 제다 등 10여 곳에 불과합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