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이 되자 번화가에 자선냄비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한국은 아직 기부 후진국이다. 기부에 대한 거부감을 상쇄하기 위한 퍼네이션 문화가 점차 자리잡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기부라는 영역은 국가가 나서서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공감대가 기반이 돼 최근 몇 년 새 '퍼네이션'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재미(fun)와 기부(donation)의 합성어인 퍼네이션은 번거롭고 부담스러운 방법에서 벗어나 쉽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기부를 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문화를 뜻한다. 특히 퍼네이션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그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퍼네이션의 핵심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부라는 단어가 주는 거창함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을 덜어내기 위함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퍼네이션 앱은 바로 '빅 워크'다. 빅 워크는 단지 걷는 것만으로 기부가 이뤄지는 신개념 기부 앱이다.
↑ 걷기만 해도 기부가 되는 대표적인 퍼네이션 어플 `빅 워크`. 기부를 원하는 모금통을 고른 후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고 걷기만 하면 걸은 거리에 따라 기부금이 쌓인다. [사진 = 빅 워크 앱 캡처] |
이렇게 단순한 걷기만으로 모인 기부금은 후원단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된다. 실제로 빅 워크를 사용하고 있는 대학생 송지은 씨(23)는 매일 아침 등교 전 앱을 켜는 것에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송 씨는 "앱을 켜고 걷기만 하면 돼서 기부가 말 그대로 일상에 스며든 것 같다"며 "기부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많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 매일 터치 한 번이면 사료 10g을 기부할 수 있는 반려동물 모바일 플랫폼 `올라펫`. 앱 출시 2년만에 누적 기부 사료 20t을 달성하며 주목받고 있다. [사진 = 올라펫 앱 캡처] |
이외에도 앱 내에서 광고를 시청하면 쌓이는 포인트로 기부할 수 있는 앱인 '애플트리', 유엔세계식량계획(WFP)가 개발한 기부앱인 '쉐어 더 밀' 등이 대표적인 퍼네이션 플랫폼으로 꼽힌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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