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을 살리겠다고 지자체 예산을 들여 설치한 조명이 신호등을 가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규제할 법은 없고 설치 과정에 참여한 지자체 역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게 됐습니다.
이혁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방배까페골목입니다.
0.8km 구간에 스카이라인 조명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초록색 전구, 빨간색 전구와 섞여 있고, 멀리서 보면 신호등을 가립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취재진과 함께 차량을 타고 방배 카페 골목을 돌아보겠습니다."
▶ 인터뷰 : MBN 취재차량 운전자
- "집중을 해야 하는 것 같은 그런, 가까이 와야 보이고요. 장식물이 빨간 게 들어와 있는 것도 그러니까요. 헷갈리네요."
차들은 정지선을 넘어서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신호등 잘 안 보이세요?) 네, 잘 안 보여요."
조명이 설치된 건 지난해 9월,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으로 5억 원의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았습니다.
상인회가 서초구청, 방배경찰서와 협의를 거쳤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구청에 여러 건 접수됐습니다.
▶ 인터뷰 : 방배동 주민
- "주민들은 이거 정말 싫어해요. 신호도 그렇고, 유흥가 같은 느낌이 든다고 그래요."
관련 법에는 교통에 방해될 물건을 도로에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할 뿐이어서 공중에 조형물을 매달아도 법 위반은 아닙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방배경찰서는 신호등 주변 조명부터 철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