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강남의 한 빌딩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긴급 판단을 받았는데요.
애초 도면과는 다르게 설계된 게 문제로 밝혀졌는데, 입주민들은 퇴거 공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고정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지하 7층 지상 15층 오피스텔 건물.
1991년 준공돼 30년 가까이 된 이 건물의 2층 주기둥에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살짝 손으로 긁었을 뿐인데도 가루가 부서져 내리고, 이어진 철근의 상태도 고르지 못해 보입니다.
서울시가 부여한 안전등급은 붕괴 위기 수준인 최하위 E등급.
핵심 원인은 도면과 다른 설계에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박중섭 / 서울 강남구청 건축과장
- "(도면엔 기둥이 사각형인데)시공 자체는 원형으로 돼 있습니다. 그렇기에 내력 자체가 20% 정도 기본적으로 부족하지 않나."
지난 2월과 3월 두차례나 점검했지만 건물 자체 확인, 육안 점검에 그쳐 위험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말 건물 관계자가 강남구청에 이상 징후를 신고했지만, 일상적 문의였다며 자체 점검하라고 지시한 부분도 석연찮은 부분입니다.
▶ 스탠딩 : 고정수 / 기자
- "건물이 붕괴 위기에 처하면서 입점 은행은 문을 닫았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입주민들은 퇴거 공지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오피스텔 임차인
- "(언제까지 어떻게 하라는 얘기가 없어)조금 답답했죠. 나가라는 건지 안 나가도 된다는 건지, 나가라곤 하는데 출입은 제한 안 하고."
부랴부랴 구청은 오늘밤 자정까지 퇴거를 공식 요청하며 이전 사무실을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이전 비용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입주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고정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