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초반 영국의 베드포드 7대 공작부인은 친구들을 초대해 스콘, 케이크 등 티푸드를 홍차와 함께 먹으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영국 상류층의 문화에서 시작된 애프터눈티는 홍차와 디저트를 먹는 것 그 이상의 문화가 들어있다. 응접실과 정원 등 그 공간을 향유하고 오후 시간을 같이 공유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홍차와 스콘으로 대표되는 영국식 애프터눈티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우리식으로 재해석한 애프터눈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고 있다. 애프터눈티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정갈하고 건강한 한식 티푸드가 접목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직접 '한식 애프터눈티' 문화를 경험하고자 지난 11일 '오설록 1979'와 '김씨부인'을 직접 방문했다.
↑ '오설록 1979'의 1인 애프터눈티세트는 강정과 튀일 쿠키, 과일 젤리, 당근 머핀, 녹차 스콘, 땅콩 타르트로 구성됐다. [사진 출처 = 손지영 인턴기자] |
애프터눈티세트는 함께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2인세트와 홀로 힐링을 위해 찾는 사람을 위한 1인세트가 있다. 2인 세트는 16종의 디저트를 5만원에, 1인 세트는 8종의 디저트를 2만원에 만나볼 수 있다. 1인 세트를 주문하니 함께 마실 차를 골라야 했다. 차를 선택하기 전 미리 시향할 샘플이 제공되지만 티 소믈리에에게 차 추천을 부탁했다. 구수한 풍미가 있고 깔끔한 맛으로 애프터눈티세트와 잘 어울린다는 '삼다연 후'를 주문했다. 애프터눈티세트에 사용된 다구는 이인화 도예가의 작품으로 다구에 담긴 디저트는 먹기 아까워 포크보다 카메라에 먼저 손이 갔다. 1인 애프터눈티세트는 강정과 튀일 쿠키, 과일 젤리, 당근 머핀, 앙버터 녹차 스콘, 땅콩 타르트로 구성됐다. 구운 현미와 피스타치오, 말린 크랜베리를 넣은 강정과 녹차·호지차·삼다연 튀일쿠키는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또 당근 머핀과 녹차 스콘, 땅콩 타르트는 제주의 좋은 재료로 애프터눈티푸드를 만들어 인공적이지 않은 건강한 향이 느껴졌다. 제주에서 자란 녹차, 땅콩 등의 풍부한 맛과 구수하고 깔끔한 차가 잘 어우러졌다.
↑ '김씨부인'의 큰 소반차림에는 약과, 매작과, 잣설기, 홍옥정과, 오미자정과, 조란 등 8가지의 다과로 구성돼있다. [사진 출처 = 손지영 인턴기자] |
애프터눈티세트가 보통 2단·3단 트레이에 올려진다면 이곳에서는 찻상에 펼쳐진 디저트를 만날 수 있다. 고급스러운 디저트가 가득한 큰 소반차림을 받으니 마치 김씨부인댁에 초대받은 기분이 들었다. 소반차림에는 약과, 매작과, 잣설기, 홍옥정과, 오미자정과 등 8가지의 다과가 올라왔다. 차는 메밀차가 준비됐다. 김 대표는 "다과가 재료 본연의 맛을 내기 때문에 맑은 메밀차가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음식이 정갈하게 담긴 모습으로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겼으면 이제 맛볼 차례다. 어떤 것부터 먹어야 할지 몰라 주저하자 김 대표는 먹는 순서는 따로 없으니 먹고 싶은 것부터 먹되 오미자정과가 새콤해 깔끔하니 마지막에 먹으라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손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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