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에서 자신을 상담하던 의사를 살해한 박 모 씨가 어제(2일) 구속됐습니다.
숨진 임세원 교수는 마지막 순간에도 간호사를 대피시켰던 것으로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진료 상담을 해주던 정신과 의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박 모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현장음)
-"범행 저지른 이유가 뭐에요?"
="…."
경찰은 "혐의는 인정하지만, 범행 동기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어젯밤 박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숨진 임세원 교수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간호사를 대피시키려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흉기를 휘두르는 박 씨를 피해 진료실에서 나온 임 교수는 복도를 지나가던 간호사에게 대피하라고 한 뒤, 간호사와 반대 방향으로 도망치며 박 씨를 유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 교수 유족 측은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면서도 고인의 평소 뜻대로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빈소를 찾은 동료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고, 임 교수의 대학 동기는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친구를 환자밖에 모르던 의사로 기억했습니다.
▶ 인터뷰 : 백종우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워낙 학생 때부터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자기는 이제 마음과 머리로 할 수 있는 정신과를 하겠다고 해서 정신과 의사가 됐었고요."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삶을 살고싶다'는 임 교수의 생전 글이 회자되며 SNS에도 애도의 물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김 원 기자·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